[책 리뷰] 가짜 모범생
손현주 작가의 장편소설 <가짜모범생>은 부모의 지나친 교육학대로 인해 아이들이 어떻게 시들어가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이 소설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대해 꼬집으며 사랑한다고 해서 그 방식이 다 옳은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교육 학대의 현장을 고발하는 책이다.
목차
가짜 모범생
『가짜 모범생』 창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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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이 굉장히 답답했다. 상황 자체도 그렇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복잡한 상황은 마치 출구가 없는 긴 터널을 건너는 것 같았다.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답답하게 여겨졌다. 당사자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가운데, 죽음이라는 그림자는 그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거대한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목표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면 무엇이 진정한 나인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된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조금씩 다져 나가야 하며 사소한 것을 놓치면 모든 것을 놓치고 만다. 그럼에도 기회는 있다. 나를 인정하고 다른 것을 인정해 나갈 수만 있다면 ‘다음’이라는 단어는 나의 내면에 꼿꼿이 서있게 된다. 그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사소한 관계부터 시작하여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슬픔대신 분노가 차올랐고 어떤 죄책감이 내면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막연한 우울함은 끊임없이 자신을 망쳐갔고 그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냥 무기력해졌다. 그런 순간 나타난 소중한 사람은 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되길 원하는지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환경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내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 모범생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잃은 채 한참을 방황했지만 진정한 자신의 자유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소설은 현재의 한국을 집약적으로 표현하여 사회의 심각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원인과 결과를 분명히 하여 어떤 원인으로 그런 결과를 맞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건넨다는 점이 인상 깊다. 하지만 그런 결과를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모습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불러왔다. 그리고 여전히 경쟁의 사회로 아이들을 내몰아 미래의 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칠 어떤 문제의식을 고취한다.
왜 이런 현상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걸까. 자신의 과거를 자식의 현재에 투영하여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는 그 마음으로 인한 것이다. 사랑한다고 해서 그 방식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은 자식이 세상에 나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물론 사랑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과보호는 자식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 혼자서도 해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완벽한 것도 없으며 불필요한 일이라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람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고귀한 것임을 늘 상기해야 한다. 소설 속에 나오는 부모들의 모습처럼 너무 많은 것을 바라다가 정말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