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설

[책 리뷰] 내일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4. 6.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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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사랑하는 작가, 한국을 사랑하는 작가 기욤 뮈소의 <내일>이 재출간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기욤 뮈소는 감성적이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라인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책에 잘 녹여낸다. <내일>은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그 사랑의 깊이를 또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게 한다. 우연한 기회에 마주하게 된 사람의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목차

 

작가의 말_9

1부 우연한 만남_12

2부 평행선_120

3부 겉보기_176

4부 갈 곳 없는 여자_289

5부 잘못된 선택_341

6부 경계를 넘어서_412

감사의 말_471

옮긴이의 말_472

 

상세 이미지

 

책 후기



매튜 샤피로. 그는 많은 학생들의 신임을 얻는 열정적인 철학과 교수이다. 그러나 어느 날 와이프를 잃고 큰 시련을 겪으며 참담하게 무너진다. 열정 가득했던 그는 삶의 의욕과 열정을 잃고 고통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죽고 싶은 충동이 가득했지만, 엄마를 잃은 딸에게 아빠마저 잃게 할 수 없었다. 분노, 슬픔, 절망, 피로, 권태, 무력감을 느끼던 매튜에게 지인이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모임을 추천한다. 하지만 거짓 연민, 상투적인 위로는 매튜를 더욱 고립되게 만든다. 그렇게 방황하던 매튜는 일상에서 접하는 즐거움을 통해 삶에 대한 의욕과 고통과 거리를 두는 방법을 알게 된다. 슬픔의 쓰나미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안전한 방파제를 쌓아가게 된다. 그런데, 중고 상점에서 산 노트북이 그의 삶을 바꿀 줄은 몰랐다.

엠마 로벤스타인. 그녀는 미식계의 모차르트라 불리는 조나단 람폰뢰르의 <임퍼레이터>의 차석 와인감별사이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이 자리에 올랐다.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딱 하나 부족한 게 있다면 ‘사랑’의 공백이었다. 옆에 있는 남자는 스스로를 위해 ‘사랑’을 이용했으며 언제나 엠마를 좌지우지했다. ‘이혼할 것이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그녀를 붙잡은 프랑수아는 결국 유부남이었으며 엠마는 그의 가정을 파괴한 여자에 불과했다. 오직 사랑을 바랐을 뿐인데, 결코 가까워지지 않았다. 금단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하게 만들었다. 끊임없이 그에게 휘둘리는 자신이 괴로웠던 엠마는 그의 연락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그러던 중 매튜 샤피로라는 남자에게서 메일이 도착한다.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연락을 시작하며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만나기로 한 그날, 분명 동일한 장소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나지 못한다. 엠마는 자신을 바람맞힌 매튜에게 분노했고, 매튜는 엠마를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히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건 바로, 시간이었다. 엠마는 1년 전에, 매튜는 1년 후에 머물러 있었다. 1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두 사람은 평행선처럼 나란히 서있었다. 매튜는 엠마를 설득해 케이트의 사고를 막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엠마는 매튜의 부탁을 받고 로뮈알드의 도움을 받아 예상치 못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소설은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하는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엠마는 완전한 사랑을 꿈꾸지만, 늘 그릇된 사랑을 한다. 그렇게 엠마는 매튜의 가족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사랑을 그토록 갈망했던 엠마가 가지지 못했던 가정의 모습은 돈으로도 결코 살 수 없는 사랑의 형태였다. 자신에게 닿지 않을 사랑을 가지고 싶었다. 매튜는 자신의 전부였던 와이프를 잃으며 의도하지 않은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게 끊임없는 고통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어떻게든 꼭 구해내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케이트는 오로지 한 사람을 바라봤고, 그 사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사랑에 대한 집착과 광기가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내일>은 타임슬립물로 뒤틀린 시간 속에서 발견한 인연을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들의 이야기는 사랑과 상실뿐만 아니라,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힘을 가졌다. 어느 순간부터 매튜와의 연락이 끊기면서 2011년의 매튜는 나오지 않게 된다. 그래서인지 2011년의 매튜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지고, 그때의 매튜도 원하던 결말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엠마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아쉽기도 했다. 이 결말 후에 매튜의 머리 한 켠에 엠마라는 기억이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을 초월한 사랑의 이야기, 반복되는 우연과 인연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27p 삶이란 어차피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것 끊임없이 변모하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었다. 고정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행복은 붙들어 매어둘 수는 없으니까. 유리잔처럼 깨지기 쉬운 행복을 영속적인 기득권으로 간주할 수 없으니까. 행복이란 어차피 한순간에 불과하니까.


144p 
기억은 언제까지나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있기 마련이었다. 과거의 기억은 어둠 속 깊이 웅크리고 있다가 경계심을 푸는 순간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힘으로 불쑥 솟아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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