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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제

늦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후기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4.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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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4일(목)~7월 14일(일), 11일간 진행되었던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즉, BIFAN 영화제는 이상해도 괜찮아 (Stay Strange)라는 슬로건을 대표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영화들을 관람할 수 있어서 매년 관심이 가는 영화제입니다. 늘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못 가서 아쉬웠지만 온라인 영화제를 통해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BIFAN의 포스터, 소개, 특징, 시상 그리고 리뷰까지 담아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의 도전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왔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흑백에서 컬러로 평면적인 화면을 3D로, 이제 영화는 우리의 가장 급진적인 발명품 AI를 마주하고 있다. 낯선 것을 바라보는 우리와 같이 이제 막 세상에 눈을 뜬 AI는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까? 인간을 본뜬 이 발명품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인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강력한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소개

 

2024년 7월 4일(목)~7월 14일(일), 11일간 개최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영화제입니다. 이상해도 괜찮아 (Stay Strange) 슬로건을 하고 있는데요. 49개국 253편 (장편 112편, 단편 97편, AI 15편, XR 29편)을 상영하였고 온라인 상영 플랫폼 웨이브(wavve)를 통해 90편의 영화(장편 16편, 단편 74편)를 상영하였습니다. BIFAN 2024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러브 라이즈 블리딩>, 영화제의 막을 내리는 폐막작은 <구룡성채: 무법지대>이며, 공식 국제경쟁 부문 ‘부천 초이스’에는 8편의 장편과 9편의 단편이 엄선되었습니다. 

이번 영화제의 특징은 리브랜딩하는 ‘BIFAN+’에 주목하게 됩니다. AI 부문을 신설하고 기존 운영해 온 산업프로그램 B.I.G와 XR 콘텐츠 사업 비욘드 리얼리티, 그리고 IP 육성 사업 괴담 캠퍼스를 통합한 것인데요.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로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도입하고, AI 영상 제작에 관련된 최신 정보와 전 세계 선구자들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AI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실체와 가능성을 확인하고 기존의 제약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는 해커톤 형식의 Al 워크숍 또한 개최했다고 하네요. 

*두기봉 감독과 미타니 코키
*올해의 배우 특별전: 독.보.적. 손예진

 

BIFAN x wavve 온라인 상영

그럼 본격적으로 4개의 단편영화를 소개하고 또 간단하게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어 오아 (MM, UH, OH, AH)

 

최나혜 감독 / 한국 / World Premiere / 16분 / 전체관람가

 

통할통 커뮤니케이션즈의 CEO 보카리는 언어학자이자 인류학자로, 현대인을 위한 대화법인 ‘음어 오아 대화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음어 오아 대화법의 13주년을 맞아 프라이빗 강연이 열린다. 타인의 소리에 고통받는 현대인을 위한 마법의 대화법 '음어 오아’를 노래하면 영혼의 안식을 얻게 된다. “익스클루시브~”한 보카리 대표의 강연을 놓치지 마시기를. (하명미)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리뷰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함께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음어 오아 대화법'. 솔직히 말하면 납득시키는 논리의 이해보다는 세뇌에 가까운 대화들이 오고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의미가 없는 이 말들은 효율적인 리액션일 뿐이지만 적절한 대응이라고 보이는 것이다. 심각한 말들로 세상을 어지럽히느니 간단한 화법으로 서로서로 편한 방식으로 평화를 이룰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긍정적인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납득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될 수 있게 만든다. 사이비 종교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설득이 되다가도 왠지 모를 소름 끼침에 괜스레 멀어지게 되는 영화였다. 설득력 있으면서도 논리가 맞지 않은 이 상황이 어디에선가 일어날 것 같아서 공포로 다가왔다. <음어 오아>는 재치 있으면서도 흥미롭고 무서운 단편 영화이다.

 

#음악&춤

신코팟 (Sincopat)

 

폴 디글러 감독 / 스페인 / 2023 / 14분 / Korean Premiere / 12세 이상 관람가


사람들은 항상 신문물에 열광한다. 핸드폰이 나오고, 스마트폰에 이어 무선 이어폰까지 나왔으니, 사람들은 더욱 간편한 것을 찾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뇌에서 직접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출시를 앞둔 이 놀라운 발명품에 오류가 발생하게 되는데, 더욱 편한 기기를 선호하는 인간의 본성이 부른 악몽이기에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지세연)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리뷰

보자마자 BIFAN에 걸맞은 영화라고 생각했던 단편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느낄 수 있는 공포를 사운드 설계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고 그에 따라 관객들은 강렬한 고통과 벗어나기 힘든 기괴함을 느끼게 된다. 평범한 이야기에 신박한 소재, 그리고 반복되는 음악은 주인공에게 몰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끈다. 이 영화가 장편이 아니라 단편이라 정말 다행이었다. 한 개발자가 뇌에서 직접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고, 출시를 앞둔 발명품에 오류가 발생하며 일어나는 일을 다루었다.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특이했고 편리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오작동이 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지금 일어나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느끼는 두려움에 빠져들게 된다. 아무도 들을 수 없고 나만 들을 수 있는 이 '오류'는 벗어날 수 없어서 괴로웠고 정말 정적을 바라게 되는 소음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계속해서 판매하는 일도 끔찍했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야 해결될 수 있는 이 공포를 정적이 덮어줬다. 편함을 추구하는 만큼 감수 해야 할 불편함이 점차 커지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언젠가 한계를 느낄 기계에 대한 이야기와 기술의 발전은 장점도 단점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어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다루어져야 한다.

 

#음악&춤

 

완벽한 정산

 

박인덕 / 한국 / 2024 / 18 min / World Premiere / 12세 이상관람가

 

사치와 허세를 부리며 돈의 가치를 가볍게 생각하는 회사 동료들과 다르게 자신의 정직한 신념을 지키려는 관리부 영숙.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거짓된 정산을 강요당하는 영숙은 갑자기 좀비처럼 변해버린 동료들에 속 시원한 정산을 시작한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영숙의 속 시원한 오피스 액션 정산 복수극. (박혜진)

 

영화리뷰

 

정직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그것을 지키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많은 것들이 무시당하고 거짓된 정산을 강요당한다. 이들이 갑자기 좀비로 변하면서 더욱 공포스러운 존재로 다가온다. 사실 좀비로 변하지 않아도 거짓된 정산으로 그녀를 괴롭혔던 그들이 좀비와 다른 게 없지 않은가. 그렇게 정직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회사에서 영수증 좀비들을 해치우기 시작한다. 그들의 머리에 박히기 시작하는 '올바른 영수증'에 통쾌함을 느끼지만 거기에서 그친다. 그 이상의 주제의식을 보여준다거나 변화된 사무실의 모습을 이 영화 속에서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좀비 #액션 #블랙 코미디

 

자율주행이 너무해


정기연 / 한국 / 2024 / 27 min / World Premiere / 전체관람가

 

빠르게 발전하는 자율주행 기술이 택배기사인 아들의 일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른다. 아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미숙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앞으로 닥쳐올 미래에 대한 귀엽고도 무서운 시선을 지닌 작품. 전반에 흐르는 사랑스러운 톤을 종횡무진 맹활약 김자영 배우와 조연 배우들이 잘 이끌어낸다. 디스플레이 소품 구현 디테일도 이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형슬우)

 

영화리뷰

 

로봇이 미래 일자리를 뺏는 일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현재에서 적절한 영화라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된 단편 영화였다. 다소 과몰입이라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위기는 갑자기 찾아오는 법. 미숙은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직접적으로 행동에 나선다. 그리고 불완전한 자율주행을 일시적으로 저지하면서 아들에 대한 걱정 또한 한숨 덜게 된다. 하지만 과하게 묘사한 만큼 이러한 상황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AI에 대한 위협이 존재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지만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체감하기 어려운 지금 딱 적절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딸이 창작활동에 위협을 받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었다. 과연 딸에게 벌어지는 일에는 어머니가 어떻게 반응할까?

 

#로봇 #코미디 #가족 #블랙 코미디

 

구매인증

 

수상작

 

부천 초이스: 장편
작품상: <더 룸> (감독_ 크리스티앙 볼크만)
감독상: <다니엘 이즌 리얼> (감독_ 아담 이집트 모티머)
심사위원 특별상:  <아빠?> (감독_ 루디 리베론 산체스)
관객상: <진범> (감독: 고정욱)
※ 작품상 특별언급: G 어페어 (감독: 리 측판)
※ 감독상 특별언급: 별장에서 생긴 일 (감독: 세버린 피알라, 베로니카 프란츠)
 

부천 초이스: 단편
작품상: <미래인간의 마지막 날> (감독_ 파디 바키 fdz)
단편 심사위원상: <올 인클루시브> (감독_ 티무 니키)
단편 관객상: <행운의 상자> (감독_ 칼렙 필립스)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LG 하이엔텍 코리안 판타스틱 작품상: <영화로운 나날> (감독_ 이상덕)
코리안 판타스틱 감독상: <팡파레> (감독_ 이돈구)
코리안 판타스틱 여우주연상: 임화영, <팡파레> (감독_ 이돈구)
코리안 판타스틱 남우주연상: 조현철, <영화로운 나날> (감독_ 이상덕)
코리안 판타스틱 관객상: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감독_ 심요한)
 
코리안 판타스틱: 단편
코리안 판타스틱 단편 작품상: <찔리는 이야기> (감독_ 김매일)
코리안 판타스틱 단편 관객상: <찔리는 이야기> (감독_ 김매일)
 
넷팩상
<걸리 보이> (감독_ 조야 악타르)
 
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맹 아시아 영화상
<만리키> (감독: 시미즈 야스히코)
※ 특별언급: <이누가미의 결혼> (감독_ 카타시마 잇키)
 

BIFAN 어린이심사단상
<아빠는 악역 레슬러> (감독_ 후지무라 쿄헤이)

 

 

후기

이렇게 늦은 BIFAN 영화제 후기를 남겨보았습니다. AI의 위협을 다룬 영화들이 꽤 많았고, 이제는 직접적으로 다가왔다고 하는 뉴스들이 조금씩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공존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까를 생각할 때일까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가운데, AI 영화가 공개되었죠. 쉽게 무언가를 창조해 낼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기준점을 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학습을 통해 이질감을 사라지게 만들고 더 뛰어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아직은 보조적인 장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기존의 방식에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는 만큼 엄청난 기회일지 위기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직접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지만 할리우드에서는 AI를 활용한 각본 집필 규제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가 이루어졌고 규제되고 있습니다.  AI가 삶에 깊숙이 다가온 만큼 AI 사용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창의적인 작품이 생산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들을 볼 수 있게 영화제를 개최해 주시는 BIFAN 항상 애정합니다. 내년에는 직접 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도 영화제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영화제 꼭 부탁드려요.. ♥

 

 

https://pedia.watcha.com/ko-KR/decks/gcd9qVx2Dk

 

제28회 BIFAN 온라인 상영작 by 민:드레

BIFAN x wavve 온라인 상영 장편 16편 단편 74 총 90편 2024.07.05 - 2024.07.14 기간까지 온라인 감상 가능

pedia.wat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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