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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드라마 리뷰] 안나 / 완결 드라마 추천 / 드라마 감상 후기 / 드라마 추천 / 드라마 후기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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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뱉은 순간, 홀로 삼켜야 하는 불행의 덩어리와 같은 문구가 생각난다. 드라마를 감상하면서 단 한순간도 편하게 여겨지는 구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였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거짓말을 할수록 불행의 서막을 열어가는 안나의 모습이 참 덩어리처럼 느껴져서였다. 안쓰럽기도 하고 너무 당연한 결과에 의한 결말 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드라마는 2022년 6월 24일부터 2022년 7월 9일까지 공개되었으며 총 6부작이다. 싱글라이더를 연출했던 감독인 이주영 감독이며, 원작은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인 <친밀한 이방인>이다. 

 

https://youtu.be/SY92j2GeyYg

 

 

출연 배우인 수지를 통해서 안나가 표현되었는데, 생각보다 더 깔끔하고 몰입감이 짙은 안나를 만나게 되었다. 미묘한 얼굴 근육의 움직임으로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거짓에 잡아 먹히고 만 유미/안나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6부작까지 잘 보았다. 그동안 좀 부족했다고 느꼈던 부분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서 상쇄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연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은채 배우와 김준한 배우의 존재감 짙은 연기는 안나에게 있어서는 악역이지만 멀리서 보았을 때, 과연 악역이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했다. 적어도 안나에게 있어서 두 사람은 또 다른 거짓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불안감을 극대화시켜주는 인물로서 비극으로 내모는데 일조를 한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다.

 

 

 

사소한 거짓말에서 시작된 이상적인 삶은 그 결과로 인해 끊임없이 거짓을 자아낸다.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그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실은 자신에게 있어서 그저 어둠일 뿐, 진실을 밀어내고 혼자 남겨진 자신을 위해 다시 거짓으로 자신을 꾸며낸다. 거짓으로 자신을 꾸며낸 만큼 당연하게도 불안은 거짓과 함께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마음먹은 건 다해요.”라는 말처럼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고 그의 말처럼 자신을 채워간다. 자신이 쥔 어떤 것도 자신의 것이 아닌 이 거짓된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불안한 순간의 연속이지만 이유미는 모두가 선망하는 안나가 되어간다. 단지 거짓으로 자신을 꾸몄을 뿐인데, 자신의 주변이 모두 변해있었다는 사실이 자신을 다시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가 되어버렸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불행의 덩어리에도 그는 끊임없이 거짓을 꾸며낸다. 이미 일어난 균열로 무너지고 있음에도, 그로 인해 평생 불행을 안고 살아가야 함에도 그는 끊임없이 거짓을 내뱉는다. 지나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마주하면서 그의 삶은 불행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행복은 항상 좀 애매하잖아? 근데 불행은 되게 확실하다?” 기회도 거짓으로, 위기도 거짓으로 꾸며냈던 허점투성이의 말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꾸며낸 말에 익숙했던 그가 또 다른 말로 자신을 꾸며내면서 거짓의 딜레마에 빠진다. 다만 유미가 유일하게 의지하고 또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지원에게 마지막만큼은 진실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간혹 보이는 불안한 표정과 어떤 것도 담지 않는 눈동자는 온전한 자신일 수 없는 것에서 온다. 진실 앞에서 끝없이 고개를 숙이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으로 다시 자신을 만들어간다. 사회적 이미지와 내면의 이미지가 겹치지 않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이루어내는 것까지 거짓말을 하는 상황을 정당화할 수 없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의 파멸의 순간을 꿈꾸게 된다. 이미 예정된 비극과 절대 돌아올 수 없는 불행의 서막은 서늘함을 더한다. 만약 그녀가 현재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 비극은 자신이 만들어낸 것과 다름없었다. 거짓으로 쉽게 살아왔던 것만큼 쉽게 그만두지 못할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의 거짓의 덩어리를 뱉어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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