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결핍과 폭력이 연결되어 있는 매 순간을 그린 드라마 '약한 영웅'을 드디어 정주행 했다.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면서 여전히 끝나지 않는, 끔찍한 폭력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 수많은 결핍 속에 누가 약한 영웅으로서 거듭날 것인가. 폭력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수많은 폭력에 맞서는 이야기이다. 2022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부문에 선정되어 미리 볼 수 있었던 드라였던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2022년 11월 18일에 공개된 wavve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 영웅'은 박지훈, 최현욱, 홍경, 이연, 그리고 신승호가 출연하는 드라마이다. 웹툰 원작이지만 드라마로 각색한 별개의 작품으로 기존 학원 액션물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주인공인 선천적으로 약한 연시은이 모범생이 뛰어난 분석 능력을 통해 폭력으로 뒤덮인 학교를 정복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웹툰 원작으로 여전히 연재되고 있는 '약한 영웅'은 시리즈에 뒤이어 약한 영웅 class 2를 기대하게 만든다.
줄거리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등장인물
연시은
그저, 공부를 하고 싶을 뿐인데.
주변이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로 인해 모의고사를 망친 시은이 폭발한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시은은
수호와 범석의 도움을 받게 된다.
안수호
누구든 상대할 수 있는 파이터.
그러던 어느 날, 모범생인 연시은이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한없이 약한 상대라고 생각했던 시은이
강한 상대에게 맞서는 모습이 흥미롭다.
오범석
전학생.
한없이 약한 자신의 모습 앞에 있는
시은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 후기
학교, 경찰, 사회 그 무엇도 믿을 수 없어 스스로 '영웅'이 되어야 했던 이들.
이 세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드라마는 1화부터 8화로 구성되어 있다.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라 제대로 보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여하튼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박지훈 배우가 스스로 뺨을 때리는 연기를 하는 영상을 봤기 때문이었다. 학교 폭력이라는 문제와 겹쳐지는 드라마가 그로 하여금 이토록 처절할 수밖에 없었을까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되는 장면이었다. 정말 잘 스며들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연기를 잘해준 배우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드라마는 말로는 해결되지 않는 수많은 일들을 표현한다.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가출팸, 마약, 도박까지 얽혀 있는 사회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실제 유수민 감독은 실제 고등학생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할 만큼 사실적인 모습을 담았다. 결핍으로 점철된 이들이 학교를 폭력으로 지배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범죄를 꾀한다.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폭력에 대항할수록 점점 다른 폭력에 휘말려드는 시은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점점 커지는 폭력에 휘말리며 함께하게 되는 세명의 친구는 각자의 생각으로 사회에서 펼쳐지는 문제들을 해결하려 하는 방식이 인상 깊다. 어떤 것이 잘못되었는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왜'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중점을 두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관계는 단연 우정일 것이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가 가장 강력한 적이 되어 서로를 향해 공격한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사소한 갈등처럼 보이지만 더욱 큰 폭력의 갈고리로 이어지는 만큼 그들의 겪는 혼돈이라는 감정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다.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갈등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표출된다. 불안하게 여겨지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너무 친해서 미처 말하지 못한 것보다는 내면에 자리 잡은 열등감이 폭발한 것도 같다.
class 2가 나오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관심도 크다. 엔딩 장면에서 연시은이 새로운 고등학교에 전학을 가게 되면서 드라마의 시작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시 혼자가 된 상황에서 어떤 반격을 해나 갈지에 대한 궁금증과 수호가 다시 돌아올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최종보스로 추정되는 이의 손이 나타나면서 class 2가 정말 기대되게 한다. class 2가 나오면 좋겠다!! 보고 계시나요 웨이브!?
변하지 않는 어른들과 사회.
자신의 삶에 바빠 미뤄둔 자식들의 이야기와 지나치게 자식의 일에 관여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는 드라마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뉴스에서도 나왔듯이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학교폭력 대응 시스템의 빈틈을 이용하여 반성 대신 시간 끌기 방식을 택한다고 한다. 특히 학폭 전담팀이 만들어져 가해자들은 로펌의 조력을 받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소송을 남발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가해자의 졸업 때까지 시간을 끌어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는 반면,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한 교실에 있어야 하는 등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야만 한다. 적어도 1년, 길면 3년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공간에 생활해야 한다. 부실한 학교폭력 대응 시스템뿐만 아니라 무엇이 문제의 요점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의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 가해자의 인권보다 더 중시해야 할 ‘피해자’의 인권과 피해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공적 시스템이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사회는 무너지기 마련이며 사적복수가 만연한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사소한 폭력을 막는 것이야 말로 옳은 사회,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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