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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뷰] 센트럴파크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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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기 전, ‘사랑’이라는 키워드 외에는 어떤 정보도 주어지지 않았다. 밝은 세상 ‘만약에: 사랑 편’의 블라인드 서평단은 총 3개의 색상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고 나는 ‘연두’에 선정되었다. 책 속에 녹아있는 연두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지,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기대감이 컸다.

 

 소설은 파리 경찰청 강력계 팀장인 알리스 쉐페르가 뉴욕 센트럴파크의 벤치에서 눈을 뜨면서 시작된다. 그녀의 옆에는 어떤 남자가 눈을 감고 있었고 그는 자신과 함께 수갑을 차고 있었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전날 밤 친구들과 술을 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정신을 차린 남자는 미국인으로 가브리엘 케인, 재즈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한다. 그 역시 재즈바에서 나와 택시를 탄 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서로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두 사람이 어떻게 이곳에 있게 된 걸까? 진실을 향해 동행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고 어떤 한 단어로 정의 내릴 수 없다. 그 때문에 한없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소설은 이러한 사랑의 형태를 색다른 방식으로 구현해 낸다. 90p 그는 나에게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 모습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진심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라는 문장은 주인공의 사랑을 보여준다. 단순한 끌림이나 순간의 열정이 아닌 존재의 내면을 마주하게 만드는 사랑의 모습이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사랑이 집착처럼 보이기도 했다.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보호하기 위한 절실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과정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랑이 가진 복잡성과 감정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강점은 모든 것을 확신하는 순간, 예상했던 모든 것들이 한 번에 무너뜨리는 강력한 반전에 있다. 이 충격적인 반전과 더불어 드러나는 진실이 누군가의 따뜻한 관심과 걱정 어린 애정이 담긴 것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것이 이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가 점차 교차하며 하나의 진실로 이어진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추리하게 만들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확신할 수 없는 심리적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반전이 약간은 아쉽기도 했다. 사실은 부분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녀가 벌이는 수사대로 이어졌다면 어땠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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