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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뷰] 도쿄 하이드어웨이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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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 어웨이>는 힘들고 지친 내 마음을 달래주는 소설이다. 갈등과 혐오, 비난과 같은 것들이 주류가 되어가는 우리의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6개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이지만 연결되어 있어 끊기지 않고 몰입이 잘되었다. 무엇보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고 술술 읽히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어디에 도달할지 모를 이 인생의 발걸음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는 우리 개개인에게 달려있고, 어떤 사회가 될지 또한 우리에게 달려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과 내가 바라는 것이 너무나도 다를 때, 누구에게나 필요한 은신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355p 저마다의 은신처에서 조금이나마 자신을 위로해도 때로는 무시무시하고 무자비한 세상과 대치해야만 한다는 말처럼 그 상황에서 온전히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소설 속에는 우리와 같은 일상과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의 은신처를 통해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읽다보니 은신처를 발견한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힘듦은 모두가 겪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별거 아닌 일’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저마다 다른 고통은 각자의 삶 속에서 피어난 만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않기 때문에 비난하기 쉽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것들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들은 무엇일까. 무너져가는 공동체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존중, 배려, 공감, 용기의 가치를 되새겨야 할 때이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일본은 ‘자기책임’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한다. 1990년대 버불 경제 붕괴 이후 경제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추진되며 개인의 자립과 경쟁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래서 일본의 정치인들은 ‘사회의 책임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거리낌 없이 내뱉게 되었다고 한다. 딱딱하고 획일화된 회사 문화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던 이들 사이에서 ‘프리터족’이 생겨났고, 극심한 경쟁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히키코모리 현상도 심화했다. 실패를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하고, 고립을 자초한 결과로 몰아가는 사회에서는 누구도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소설 속 이야기가 아직 해결된 게 없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으나, 분명 희망은 보인다. 우리부터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조금씩 바뀌어 나가는 한 명, 한 명의 노력이 모이다 보면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더는 목소리 큰 사람이, 강하게 우기는 사람이 세상의 흐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을 배려하고 공정하며 상식을 가진 사람이 주도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모두가 잘 지내려 노력하고, 부조리에 순응하지 않는다면, 이 부조리한 세상도 분명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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