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시나 곤테크 <사슴소년>
무엇을 죽이고 무엇을 살려야 하는지 판단하는 건 결국 자신의 몫이다. 🦌
영상미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독특한 설정은 충분히 흥미를 끌지만, 전개가 다소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영화는 사슴의 뿔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그의 아버지는 사냥꾼이며, 아들이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며 소년의 뿔을 잘라내죠.
이 장면에서 인상 깊은 부분은, 뿔이 잘려 나가면서 소년의 야생성이 사라지는 듯 보인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들려오는 지지직거리는 소리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본능과 본성을 암시합니다. 이후 소년은 무언가를 상실한 듯한 눈빛으로 살아가며, 뿔이 조금이라도 자라나면 스스로 잘라내는 강박적인 행동을 반복합니다. ✂️🦌
소년은 아버지와 함께 사슴 사냥과 도축을 도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그를 감쌉니다. 사냥하는 자로서의 자신과, 사슴의 본성을 지닌 자신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것이지요. 마치 그는 사냥꾼과 사슴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존재로 느껴집니다. 그가 점점 혼란에 빠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소년은 뿔을 도려내며 ‘평범함’에 가까워지지만, 동시에 자신의 본질을 잃게 되면서 또 다른 혼란을 마주하게 됩니다.
정상성에 대한 강요, 야생성을 억압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그를 더욱 옥죄게 됩니다. 결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소년은 인간도 사슴도 아닌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선택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성장담을 넘어, 정체성과 차이에 대한 깊은 은유를 담고 있습니다. 사회의 틀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는 대신, 경계에 선 자로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펼쳐집니다.
사슴의 뿔은 감춰야 할 것이 아니라, 마주하고 받아들여야 할 차이의 상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해당 영화는 아래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moviebloc.com/detail/ct_11eba5b33d90c940b2a0025083dcaf84/ko
사슴소년
뿔을 가지고 태어난 사냥꾼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랑하는 것을 각자가 어떻게 죽이는지에 대한 이야기.
www.moviebl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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