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작가의 데뷔작인 미스터리 장편소설 <마당이 있는 집>은 2023년 7월 11일에 종영한 임지연, 김태희 주연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원작이다.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감상하기 전에 원작을 먼저 이해하고 감상하기로 했고 모두 읽고 나서는 8부작의 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 표현됐을지 상당히 궁금해졌다. 글 전체의 내용이 몰입감 있는 편이라서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고 펴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렸다. 드라마를 보기 전인데도, 각자 배우의 모습이 대입돼서 드라마를 볼 때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원작과 상당 부분 차이가 있다고 들었는데, 드라마를 볼 때는 그것을 자세히 비교해서 다루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목차
2016년 4월 9일 토요일 7
4월 10일 일요일 48
4월 12일 화요일 81
4월 13일 수요일 112
4월 15일 금요일 136
4월 16일 토요일 151
4월 17일 일요일 173
4월 18일 월요일 186
4월 19일 화요일 207
4월 20일 수요일 245
4월 21일 목요일 281
4월 22일 금요일 301
4월 24일 일요일 323
4월 25일 월요일 334
4월 26일 화요일 339
4월 27일 수요일 346
2016년 6월 3일 금요일 369
작가의 말 383
책 후기
살아가는 곳에서 주란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일들은 무력하게만 느껴졌다. 부모처럼 의지하던 언니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모든 게 완벽했다. 모든 것을 알 수 없게 되면서 내가 말하는 사실은 모두 거짓이 되었으며 그 모든 것들이 그녀의 망상인 것처럼 여겨졌다. 철저히 재호의 말을 정답이라 믿었으며 그런 남편이 하는 말은 옳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는 공간과 의식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거짓처럼 여겨지는 순간은 어떤 냄새와 주변의 말들에 의해서였다. 하지만 그것을 깨닫는 데에도 긴 시간이 걸렸다.
오랜 시간 동안 그녀의 의식을 가로막는 누군가의 지배는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그 말들이 점차 거짓말로 점철된 오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며 그녀의 세상은 무너진다. 주변 환경이 그녀를 더욱 불안에 빠뜨렸지만 자기 아들인 승재를 생각하면 상은이 끊임없이 열망하는 그 자유의 모습이 무엇인지 점차 궁금해졌다. 그리고 가장 나와 멀다고 느꼈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누군가에 대한 시선은 아무렇지 않게 여겨졌다가 열등감을 비롯한 삿된 감정을 불러오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이 그토록 부정했던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며 또 다른 불안감을 마주하게 된다.
상은의 계획은 처음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정신도 육체도 자유를 쟁취할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지만 자유가 동반되지 않으면 그저 껍데기에 불과했다. 남편의 시작점과 그를 사라지게 할 실마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인형인 듯 살아가는 주란의 남편에게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자신이 바라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조심스레 다가갔고 모두를 속였던 추악한 비밀이 드러난다. 그 비밀을 숨기기 위해 자신 조차에도 거짓을 내뱉는 그 사람의 약점을 파고들 수만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만 바라봤을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주란을 바라보며 조금씩 방향을 바꿔 간다. 그리고 마침내 원하던 결과를 얻게 되면서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그녀가 자신의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이게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상은과 주란은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가정폭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 같았다. 그 과정을 긴박하게 그렸으나 상은과 다르게 주란의 결말이 열린 채로 끝나서 그 끝을 모르게 되었다. 꼭 행복한 결말을 줘야 한다는 법칙은 없지만 적어도 주란이 쥐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이 위선으로 가득한 행복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에서 오는 행복이길 바랐다. 상은과 주란의 시점으로 진행해 가는 책의 시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전혀 만나지 않을 법한 두 사람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는 모습이 살 떨리는 긴장감으로 다가온다.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목적을 달성하는 상은과는 달리 주란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본격적인 협력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연대라는 단어를 선택하지 않고 자신이 판단할 수 있게 되며 또 다른 전율을 불러온다.
마당이 있는 집은 누군가의 욕망이며 사랑이라는 착각에 놓이게 된 거짓의 공간이었다. 누군가와 평생을 살아가기 위한 공간이 빠져나갈 수 없는 굴레가 된다면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끝없는 억압 속에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힘겨운 여정을 담은 책이다. 여정이라기엔 거창하지만, 수동적인 누군가가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다소 힘겹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결말의 모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봐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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