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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 드라마 원작 소설

[책 리뷰] 미드나잇 스완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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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에이지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스완>은 각종 영화제의 작품상, 감독상, 배우상을 휩쓸며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2022년에 개봉한 영화이다. 영화 제작과 동시에 동명의 소설을 집필하여 극장과 서점에서 <미드나잇 스완>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소설이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다고 한다. 영화 제작과 동시에 집필한 소설이라 그런지 감정 묘사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세밀하게 표현된다. 소설의 세밀한 감정 표현을 통해서 인물을 상상하며 정독하면 더욱 몰입감 있게 감상 할 수 있다. 세상에 부정당한 여자와 외로움으로 자신을 채우다 못해 넘쳐버린 소녀의 이야기는 지금 시작된다.
 

 

상세 이미지

 

 

책 후기

 

서로의 태양이 되어주었던 두 사람과 마침내 날아오른 백조는 완전한 모양이 되었다.

푸른 하늘 가운데 떠있는 눈부신 태양 아래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계속 마주할 수 없는 눈부심에 꾸중을 듣기도 했지만 유일한 흥미를 관둘 수는 없었다. 오로지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곳에서 자신을 방해하는 소음이 들리자 자리를 피한다. 행복을 바라지 않는 듯 막아서는 엄마의 그늘진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표정도, 목소리도, 생각도 점점 흔적을 감추기 시작한다. 희망을 걸지 않으면 기대도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이치카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태양만을 바라봤던 소녀에게 다가온 한 사람과 주변의 세상은 그 이상의 특별함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오직 나만의 존재하는 세상에 정신없이 빠져들기 시작하는 이치카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을 한다. 마음속에 그린 대로,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더욱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왠지 모르게 새어드는 불안감을 애써 모른 척해본다.
나기사는 인생의 절반을 남자로 살아왔고 여자로 살기 위해 결정한 것은 서른 살이 넘어서였다. 본래 가지고 태어난 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여 여자로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여전히 바꿀 수 없는 현실적인 상황에 현재를 살아가는 것에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현재의 모습은 여전히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저 여자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살아가고 또 살아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부탁 아닌 강요로 조카 이치카를 맡게 되었고 자신과 어딘가 닮아있는 이 소녀와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떤 말과 행동을 해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이치카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마주칠듯 마주치지 않는 두 사람에게도 거리를 좁힐 어떤 사건이 벌어지며 관계의 변화가 일어난다.
여자가 된다는 것 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었지만 여자, 그리고 엄마가 되고 싶은 생각은 마음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전제 조건이 여자이지만 여자가 된다고 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엄마에 대한 꿈은 조금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아마 조카 이치카가 아니었다면 느끼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감정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가르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여자로서 꿈꾸고 싶은 엄마라는 존재는 애써 모른척 하고 있었지만 은연중에 자신의 꿈을 바라보게 된다. 사랑에 있어서도 완전할 수 없었던 감정은 그렇게 마음 속 깊이 숨은 '아이'에 대한 갈망이 퍼져간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나아갈 수 있을 만큼 '엄마'의 꿈은 더 이상 마음속의 깊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치카의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내 전부를 다 바쳐서라도 그 애가 하고 싶은 것을 다 이루어주고 싶었다.
나기사가 이치카에게 날개를 준 그 날부터 시작된 관계의 변화는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함께하고 또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과는 다르게 잊고 있었던 현실이 들이닥치며 악몽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악몽은 기대해 봐야 이루어질 것이 없다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던 과거로 자신을 빨아들인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순간의 연속은 살아갈 의미를 희미하게 만든다. 고통은 상처로 드러나고 무의미함은 내면을 어둠으로 잠식시킨다. 엄마의 시선으로도 볼 수 없었던 사랑하는 이의 시선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다. 서글픈 사랑의 끝을 알리듯, 새벽이 되면 현실로 돌아갔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게 되는 곳으로 향하며 완전한 백조가 되는 모습을 바라본다. 해에서 해로, 바다에서 바다로.
영화를 볼 예정이라면 꼭 소설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책을 감상했고 책을 읽기 전에 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상세히 떠올리지 않기 위해 관련 정보를 전혀 보지 않았다.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섬세한 감정선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역시나 선명하게 느껴지는 이미지와 그 안에서 생생히 살아있는 등장인물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들의 애틋하면서도 안타까운 사랑을 가진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에 개입하지 않으며 바라보는 시선은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들이 만들어 갈 삶의 이야기는 이토록 특별하게 느껴진다. 단조로운 회색빛의 세상에서 욕망은 참 다양했다. 정확하게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사랑을 갈구하는 형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펼쳐지고 있었다는 것만큼은 명확했다. 현실에 의해 접어두었던 어떤 마음은 결국 모습을 드러내고야 만다. 린처럼 오래도록 염원해 왔던 완전한 자유를 향해 날아가기도 하고, 사오리처럼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타인을 구속하기도 한다. 잘못됐다는 것을 알기도 전에 사라지는 존재에 의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아래에는 영화 미드나잇 스완의 리뷰이다.

https://brunch.co.kr/@mindirrle/306

같은 하늘 아래 솟아있는 태양과 날아오른 백조의 완전함

영화 <미드나잇 스완> 리뷰 | 우치다 에이지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스완>은 제44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 수상을 비롯하여 각종 영화제의 작품상, 감독상, 배우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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