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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 드라마 원작 소설

[책 리뷰] 폭스파이어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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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단순히 그녀들의 분노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점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보고 나서는 꽤 많은 의문의 요소들이 풀렸고 영화에서는 미처 풀어내지 못한 소설에서의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한다. 내가 영화에서 마주한 건 폭력으로 가득한 범죄 행위였는데, 책에서는 투쟁의 역사가 담겨 있었다. 사춘기에서 겪은 약자로서의 소녀들의 강렬한 불꽃이 지금 막 피어오르고 있다. 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의 가장 강렬한 이야기로 소녀들의 연대감이 짙게 드러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https://brunch.co.kr/@mindirrle/290

 

옳음을 위한 불꽃이었지만 어긋나며 타버리고 마는.

영화 <폭스파이어> 리뷰 | 로랑 캉테의 영화 <폭스파이어>는 1950년 미국, 모두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지만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소외된 소녀들이 세상에 저항하며 ‘폭스파이어’라는 조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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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여자들로만 이루어진 최초의 갱단, 폭스파이어. 


책 후기

 
현재에서 바라본 과거의 모습은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을까. 비밀로 감춰져 있던 폭스파이어는 기록을 가지고 있던 메디가 그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폭스파이어는 우연한 것에서 시작되었지만 저마다의 투쟁을 펼치며 더욱 크기를 키워가는 반면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었다. 그러한 미성숙함은 다양함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완성형으로 끝나지는 못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힘이 사라지기 전까지 너무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어떤 생각의 표현은 그저 개인적인 것에 불과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고 했다. 정확히 그때는.

어떤 순간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 특정 성별에 의해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노하게 된 소녀들은 여자들의 갱단인 '폭스파이어'를 만들게 된다. 남자들이 만드는 갱단과는 성격이 달랐다. 거듭된 남성들의 악행은 그들의 연대를 더욱 깊게 만들었으며 배타적인 성격을 띠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 효과도 있었다. 그 이름이 세상이 알려지며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시도가 이뤄졌지만 그 시도는 소녀들의 의지에 의해 저지된다. 그때의 폭스파이어는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폭스파이어의 표식은 그들 자체를 드러냈다. 자신감이 넘치는 건지, 뻔뻔한 건지 모를 오만함은 모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번져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분명 사회를 위한 일로 시작했던 일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그들을 이끈 것이다. 어쩌면 받아들이지 않는 배타적인 태도가 독이 됐을지도. 분명히 잘못된 부분도 있지만 의도는 여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목적이었을까. 또래와 어울리고 싶은 집단심리도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화자인 메디는 렉시가 자신을 특별하게 여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참여했던 것은 분명했다.

책을 본다고 해서 특별하게 더 이해가 가는 부분은 별로 없었다. 왜 이렇게 분노했는지는 이해가 갔지만 특정한 상대가 아닌 그들처럼 특정 성별에 집중하는 모습이 진정한 사회 변화를 이끄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또한 책에서도 보다시피 범죄행위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는 이유가 있었다고 이해해주려 했지만 여전히 이해가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해서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후반부에 갑자기 무너지는 부분을 납득하기가 좀 어려웠던 것 같다.


인상 깊은 구절


35p 어둠 속에서 비록 그게 친숙한 어둠이라고 해도 자기가 길을 기억하고 있다고 믿는 장소를 더듬거리며 나아가는 식인데 그때 사물들 사이의 거리는 어둠이라는 사실로 인해 왜곡되며,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신하는 그 순간에 길을 잃어버린다.

250p 물론 남자들은 적이다. 하지만 남자들만이 적은 아니다. 충격적인 건 소녀들과 여자들도 때로는 우리의 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우리처럼 충분히 자매가 되고도 남지만. 할 수만 있다면 테리오 신부가 말해줬던 것보다 훨씬 더 사악하게 우리의 고혈을 빨아먹을 터이다. 네가 미워서 그러는 게 아니다. 그냥 그들이 그렇게 살기 때문이다.

448p 아마 우리에게 영혼이야 있겠지. 하지만 그게 우리 존재가 영원히 지속되다는 의미일 이유는 없잖아? 마치 불꽃처럼, 타오르는 동안만 존재해도 정말 충분한 거야. 그렇지 않아? 설사 불꽃이 꺼지는 때가 온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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