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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 드라마 원작 소설

[책 리뷰] 가여운 것들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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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로 시작하여 <더 랍스터>, <킬링디어>를 통해 자신만의 색채를 담아낸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이번에 영화 <푸어띵스>로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평소 애정하던 감독이라 예고편을 먼저 보게 되었는데, 상상 이상의 독특함으로 눈을 사로잡았고 엠마 스톤의 모습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영화들처럼 함축적인 의미를 많이 담아 여러 번 봐야 할 것 같아서 미리 원작을 보고 가기로 했다. 아래에는 영화의 예고편으로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해 낸 것 같아서 더욱 기대가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ZFu7ZH4y6J4&pp=ygUQ6rCA7Jes7Jq0IOqyg-uTpA%3D%3D 

 

 

목차

 

서문 11
스코틀랜드 공중보건 담당관 아치볼드 맥캔들리스 박사의 젊은 시절 일화들 29
1장 나를 만들기 35
2장 고드윈 백스터 만들기 40
3장 다툼 53
4장 매혹적인 이방인 62
5장 벨라 백스터 만들기 73
6장 백스터의 꿈 83
7장 분수대 옆에서 91
8장 약혼 108
9장 창가에서 121
10장 사라진 벨라 131
11장 파크 서커스 18번지 142
12장 미치광이 만들기 149
13장 막간 179
14장 글래스고에서 오데사로: 도박꾼들 188
15장 오데사에서 알렉산드리아로: 선교사들 218
16장 알렉산드리아에서 지브롤터로: 애스틀리의 씁쓸한 지혜 248
17장 지브롤터에서 파리로: 웨더번의 마지막 도피 267
18장 파리에서 글래스고로: 귀환 281
19장 가장 짧은 장 295
20장 갓이 대답하다 298
21장 중단 309
22장 진실: 가장 긴 장 319
23장 블레싱턴의 마지막 발악 363
24장 작별 인사 373
의학박사 “빅토리아” 맥캔들리스가 손주 혹은 증손주에게 보내는 이 책에 관한 편지 385
비평적·역사적 주석 419
감사의 글 473

 
 
 


책 후기



책 <가여운 것들>은 알라스데어 그레이의 장편소설이다. 프랑켄슈타인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기존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성장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책 내용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지만 문체가 상당히 까다롭게 느껴졌다. 문장을 읽고도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책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이 글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참고로 앞부분이 이해가 안 될 땐, 그냥 넘기고 완독 후 다시 감상하면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소설의 전체적인 부분이 현실과 책 사이를 오가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그 표현 방식이 난해하게 느껴지지만 일정 부분을 넘기면 그 난해함은 독특함으로 변한다. 무엇보다 프랑켄슈타인 빅터의 외모가 흉측한 것과는 달리 가여운 것들의 벨라는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와 천진난만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박물관은 새로움을 원하고 그 조건에 부합하는 맥캔들리스의 회고록과 그의 아내 빅토리아 맥캔들리스 쓴 편지가 자손이 아닌 박물관 직원에 의해 발견된다. 그리고 그것을 몰래 빼돌려 '가여운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편집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는데, 우리는 본격적으로 그 기록을 따라 가여운 것들의 중심이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게 된다. 책 속의 책이라는 설정이 상당히 흥미롭고 생각보다 더 촘촘하게 짜여 있는 구성이 몰입감을 더한다. 책의 주요 내용은 맥캔들리스의 회고록으로 구성되어 있어 벨라의 시선이 아닌 맥캔들리스의 시선이 주로 이어져있다. 과연 어떤 글의 내용이 진실일까.

파우스트는 벨, 메피스토는 벡스터, 그레제는 웨더번.

과연 벨라는 상상력에 의한 존재에 불과한 것일까. 시대의 부조리함에 의한 상처 투성이의 존재일까. 백스터에 의해 새로운 생명을 얻어 몸은 성인, 머리는 아기인 채로 과거의 기억을 잊은 ‘벨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자신이 살아나갈 현재를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다. 뒷 이야기를 보면 전체적인 이야기가 상상력에 의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체적인 여성이 선택한다고는 하지만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주는 모순과 별개로 그녀의 온전함이 반영된 것이길 바랐다.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명확한 여성캐릭터의 주체성이다. 벨라는 분명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당 시대 여성상과는 거리가 먼 그녀의 모습은 남달랐다.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고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충실하며 행동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많은 남성들과의 만남을 통해 언어와 지식을 습득하며 나날이 발전해 간다. 착취를 경험하고 나서 선택하는 그녀의 선택이 죽음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참으로 놀라웠다. 모순적인 사회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가득 채워야 하는 또 다른 모순이 직면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온통 가여운 것들로 가득한 곳에서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준다.

사실과 맞물리는 부분이 일부는 사실이지만 어떤 상상력이 더해져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허물어간다. 그 과정에 이루어지는 사회적 문제만큼은 벨라의 문제에 덧대어 그려지며 앞에서 서술된 의문에 조금씩 답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실제 하는 존재인지는 책과 편지를 본 독자의 몫이겠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당신이 선택한 믿음의 결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덮는 순간 다시 이어지는 이야기의 연결고리는 생각보다 더 단단하게 묶여있었다. 우리 앞에 놓인 가여운 것들은 그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었다.
 

인상 깊은 구절

P182 물론 어떤 한 사람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존재의 아주 작은 부분 이상을 아는 건 불가능하네. 그러나 자네가 신비라고 부르는 것을 나는 무지라고 부르네.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뭐라고 부르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어떤 것도 우리가 아는 것들 - 우리인 것들 - 보다 더 거룩하거나 신성하거나 훌륭하지 않아! 사람들의 애정 어린 친절이 우리를 만들고 지탱해 주는 것이고, 우리의 사회를 계속 작동시키는 것이며,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것일세.

p199 그 후 나는 어떤 똑똑한 남자와 이에 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그가 그러는데 그 소중한 것은 많은 이름으로 불린대요. 가난한 사람은 그것을 돈이라고 부르고, 성직자는 영혼이라고 불러요. 독일인은 그것을 의지라고 부르고, 시인은 사랑이라고 부르죠 그는 그것을 자유라고 불렀어요. 왜냐하면 그것으로 인해 남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비난하고 싶어 지기 때문이에요. 남자들은 그런 기분을 싫어해요. 그래서 그것이 부서져 없어지길 원하죠. 나는 남자가 아니에요.

p361 선택의 자유가 없는 삶은 가질 만한 가치가 없죠.


https://brunch.co.kr/@mindirrle/412


기괴한 세계에서 펼쳐지는 감각적인 욕망과 자유의 향연.

영화 <가여운 것들> 리뷰 |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은 2024년 3월 6일에 개봉한 영화이다. 프랑켄슈타인을 재해석한 앨러스데어그레이의 소설 <가여운 것들>이 원작이다. 영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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