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 전부터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가여운 것들>이 드디어 2024년 3월 7일에 개봉했다.
포스터부터 압도적이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불어넣고 있다.
포스터가 공개되기 전에는 <푸어띵스>라고 불렸는데, 책의 제목을 따라 <가여운 것들>이라고 지은 것 같다. 그렇게 영화에 대한 정보나 스포일러를 보지 않기 위해 심지어 예고편도 보지 않았던 나는 개봉 당일 영화를 바로 보러 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부국제 상영할 때, 어떻게든 예매를 할 걸 그랬나 보다. 여하튼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감탄했다. 상상으로 존재했던 책의 내용을 영화에 그대로 담아내어 색감이나 독특함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명확하게 자신이 만들어내고 싶은 세계를 영화 속에 배치하여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엠마스톤 미쳤다" "엠마스톤 아니면 누가 여우주연상이야?"이었다. 진짜 말 그대로 <가여운 것들>은 엠마스톤의 연기력이 쏟아져 나오는 영화였다. '벨라'라는 인물과 전혀 다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 걸음걸이, 표정, 손짓, 몸짓을 비롯한 것들을 표현해 낸다. 초반부와 후반부가 전혀 다른 모습임에도 그 부분을 정말 잘 표현해 냈다. 파격적이면서도 그 본연의 모습을 정말 잘 표현해서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책에서도 많이 나온 부분이지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정사씬이 영화 속에 많이 나왔고 그러한 장면들이 불편하게 여겨지는 관객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은 그들을 '이용'하여 '성장'을 기하는 것이 요점이었다.
가장 중점적으로 비교해야 할 것은 원작 소설과 영화 리뷰에 대한 비교다.
사실 영화를 볼 당시 책에 대한 내용이 어땠는지 기억이 희미해서 내가 지난번에 올려둔 서평을 보고 영화관에 갔다. 좀 다른 부분이 있고 관점 또한 차이가 있어서 여러 가지로 찾아봤다. 원작 소설에서는 작가가 버려진 서류더미에서 책 한 권을 발견한다. 그 책의 제목은 '스코틀랜드 공중보건 담당관 아치볼드 맥캔들리스 박사의 젊은 시절 일화들'이었고 그 뒤에 본격적인 기록물이 기재되어 있었다. 고드윈이라는 천재 의사가 뇌의식을 통해 누군가를 살려냈다는 기록물이었는데, 사실 여부를 판단해 보니 명확하게 '사실'이었다는 것을 밝혀낸다. 그 이야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문헌과 저자 맥캔들리스의 부인이자 의학박사인 빅토리아가 남긴 편지를 첨부하였으며 <가여운 것들>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하게 된다. 이렇게 기록물을 보는 형식으로 펼쳐지는 원작 소설과는 달리 영화는 벨라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마치 이것이 허구의 사실이라는 것에 선을 긋듯이 끝맺음이 명확하다.
<가여운 것들>은 프랑켄슈타인을 모티브로 하였다. 인간 복제, 인간 창조로부터 시작하여 인간과는 다른 모습을 한 어떤 창조물에 대한 시선의 차이는 프랑켄슈타인과는 좀 다르다. 실험체로서 존재하지만 '벨라'는 조금 더 사람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탐욕의 대상'이 되어 주변 인물들에게 성적 호기심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파우스트'에 대한 관점이다. 기형적인 관계로 인해 '괴물'에 가속화되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사회에 도움 되는 인물로서 성정하게 된다. 일부 사실적인 내용과 가상의 이야기를 섞어 더욱 생동감 있게 표현했지만 그 자체로 기묘함을 유지한다. 무엇보다 책은 90년대에 쓰였지만 마치 고전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게 가장 인상 깊다.
다만 좀 아쉬운 것은 이번 영화에서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기이한 연출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등장인물을 철저한 도구로 이용하며 그들을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었다면 이번에는 '감정'이 여러 스푼 담긴 것 같다. 덜 불편한 장면으로 구성된 이번 영화는 란티모스의 착한 맛이라고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리뷰
https://brunch.co.kr/@mindirrle/412
책 리뷰
https://mindirrle.tistory.com/69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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