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결 작가의 장편소설 <특별전형>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서바이벌 게임은 한국 전통 놀이를 활용하여 전략적인 두뇌 싸움과 심리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낸 소설이다. 교육부에서 신설한 [제1회 징검다리 특별전형]은 2주간의 시험으로 50명만 선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학업성취도나 수능 점수와 상관없이 원하는 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 특별한 조건을 내건 만큼 시험 장소에 모인 2,000명의 학생은 ‘원하는 대학’을 갈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치열한 두뇌 싸움과 심리전을 벌이며 오직 승리를 향해 나아간다.
책 리뷰
하지만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거짓말, 배신, 부정행위를 서슴지 않게 저지르기 시작하는 학생들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끔찍한 입시지옥을 이주 분량으로 압축한 세상에 들어온 거라고 생각했어.”라는 말처럼 극한의 경쟁 상황 속에서 과열된 입시 경쟁으로 인해 게임은 더욱 잔혹해진다. 사소한 실수로 입시에서 미끄러졌거나 아쉬운 성적으로 인해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전형이었다. 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 재수하거나 원치 않는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학생들은 점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새로운 형태의 경쟁 속 큰 제약 없이 주어진 규칙은 학생들로 하여금 인간성을 상실해 가게 만들었다. 이 작은 사회는 공정하다고 생각했던 이 제도에 반기를 들 듯 한국의 불평등한 교육 현실을 반영한다. 이 학생들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물론 들었지만, 인간성을 상실하게 만든 이 사회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별전형>은 몰입감과 흡입력 있는 전개로 독자를 사로잡지만 그만큼 등장인물들이 그들이 펼치는 경쟁이 치열하고 잔혹하다. 그래서 기가 빨리면서도 재미있어서 중간중간 쉬면서 읽게 되는 작품이었다. TV 시리즈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촘촘하게 구성된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경쟁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작품이지만 계속해서 거짓말, 배신, 부정행위를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어떻게 맺을 것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자신의 편협한 세상을 스스로 부수지 않으면, 영원히 바깥을 알 수 없다.”라는 말처럼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해 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권을 기대하게 된다.
'책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변두리 도서관의 사건 수첩 (0) | 2024.12.04 |
---|---|
[책 리뷰] 오늘의 아이돌 (3) | 2024.12.02 |
[책 리뷰] 마법에 걸린 집을 길들이는 법 (0) | 2024.11.26 |
[책 리뷰]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1) | 2024.11.20 |
[책 리뷰] 꿀잠 선물 가게 (1) | 2024.11.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