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동사는 아니지만 60가지의 동사를 모아낸 책 <동사 책>은 카피라이터 정철의 첫 산문집이다. 말로 빚어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동사를 다양하게 표현해 낼 수 있을 줄 몰랐다. 딱딱하다고만 느꼈던 동사의 동적으로 다채로움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동사의 다양한 쓰임새를 느낄 수 있는 '동사 사전'이 아닌 '동사 감정 사전'에 가까운 모습과도 같았다. 말의 끝에서 마음의 움직임을 전하며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동사다운 생각을 펼쳐낸다.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글 그리고 새로운 나까지 이어지는 동사의 현란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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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 산문을 썼다
프롤로그 / 동사에겐 감정이 없을까
1 흔들흔들 동사 생활
1 저지르다 / 반대말에 대한 조금 다른 생각
2 사랑하다 / 사랑은 움직이는 것
3 속이다 / 솔직한 거짓말
4 사인하다 / 답게
5 듣다 / 예능 초보의 실패담
6 출근하다 / 내 묘비엔 어떤 문장이 적힐까
7 묻다 / 인생이 뭘까
8 살다 / 나는 누구인가
9 죽다 / 죽은 이들은 같은 말을 한다
10 만나다 /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11 흐르다 / 땀은 어디로 흐를까
12 추락하다 / 만리장성 오르는 법
13 포기하다 / 지금 그대에게 필요한 논리
14 견디다 / 말을 배달하는 사람들
15 자르다 / 두부를 자를 때
16 부딪치다 / 칠각형과 십팔각형의 결혼
17 먹다 / 함남면옥 상륙작전
18 매기다 / 카피 한 줄의 값
19 지치다 / 같은 말
20 고치다 / 직업병의 흔한 증상
2 움직이는 말 움직이는 마음
1 일하다 / 내 시계는 내가 만든다
2 말하다 / 어눌함이라는 무기
3 버리다 / 손의 악력을 풀며
4 치우다 / 착한 짓
5 비우다 / 비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
6 발견하다 / 나는 라디오를 켜지 않는다
7 기도하다 / 욕심이 아닌 척하는 욕심
8 짓다 / 꿈속의 사랑
9 후회하다 / 거기와 여기
10 내려가다 / 생각을 강제하는 말
11 헤어지다 / 자동차가 죽었다
12 풀다 / 머리를 가지고 노는 법
13 느끼다 / 일곱 개의 느끼다
14 지다 / 패배의 법정 관람기
15 읽다 / 독서란 무엇일까
16 가르치다 /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는
17 배우다 / 고수에게 배울 것
18 기다리다 / 생각도 시간을 먹고 어른이 된다
19 베끼다 / 내 안에 있었는데 죽어버린 것
20 믿다 / 나의 연봉 협상
3 사람은 사람에 젖는다
1 잃어버리다 / 도둑의 의무
2 빠지다 / 편안한 불편함
3 취하다 / 외로움을 주고 괴로움을 받는
4 보내다 / 나를 보내다
5 걷다 · 뛰다 · 날다 / 정답이 아니라 오답
6 하다 / 열심히 하지 말고
7 찾다 / 커피는 바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8 서성거리다 / 어지러운 끝말잇기
9 가리다 / 외로울 틈도 없는 직업
10 가다 / 가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
11 늙다 / 가을이 여름을 대하는 자세
12 지키다 / 아날로그의 변명
13 잊다 / 불가능한 말
14 망가지다 / 천사는 없다
15 계산하다 / 수학이 할 수 없는 일
16 떠나다 / 집으로 떠나는 여행
17 마시다 / 민주주의 만세
18 기대다 / 강한 비는 오래 내리지 않는다
19 준비하다 / 겨울을 이기고 싶다면
20 사람하다 /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말
에필로그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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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동사만으로는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형용사라는 언어를 만들어 쓴다. 그래서 동사에 감정을 입힐 수 없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몇몇 동사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의외로 감정이 다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변형을 주니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뭔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고정관념으로 이루어진 기준을 허무는 것도 같다. 모든 것이 생기고 사라짐을 반복하는데, 이 형태의 움직임은 또 새로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때론 짧은 글이 더 눈에 들어오지만, 말의 끝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말은 짧은 글로 끝낼 수는 없었다.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동사다운 생각을 나만의 말로 빚어내 본다. 저마다의 인생을 표현하는 것도 '동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없는 말을 지어내기도 하며 따뜻함을 가득 품을 수 있는 어떤 문장은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할 시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든다. 동사는 얼마나 더 깊은 곳에 있는 걸까.
오로지 자신의 언어에서 새어나온 다양한 언어들의 향연은 그가 나아가고 있는 삶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동사는 품사의 한 종류가 아니라 그의 언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어떤 형태의 말이었다. 결코 빠질 수 없는 삶과 사람의 이야기는 왜 '사람 하다'라는 동사를 만들고 싶었는지 이해가 될 정도였다.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마음을 움직이는 그 수많은 따뜻함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따뜻함을 당신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인상 깊은 문장
p129 가장 어려운 건, 나답게 실은 나도 나다운 게 뭔지 늘 헷갈린다. 그래서 뒤집어 생각한다. 나다운 모습이 아니라 나답지 않은 모습을 생각한다. 나답지 않은 글, 나답지 않은 말, 나답지 않은 행동, 이런 것들을 피해가닥 보면 조금씩 '나답게' 쪽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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