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의 <동조자>는 퓰리처상을 포함해 주요 문학상 9개 부문 수상한 작품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소설은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하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정치적 갈등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소설이다. 2024년 4월에 공개 예정인 <동조자>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 감독이 연출하여 더욱 화제를 몰고 있는데, 이 소설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진다.
목차
1장 7
2장 40
3장 70
4장 96
5장 130
6장 161
7장 196
8장 220
9장 245
10장 272
11장 299
12장 334
13장 365
14장 390
15장 421
16장 455
17장 481
18장 509
19장 530
20장 557
21장 580
22장 605
23장 627
역사
인도차이나 전쟁은 베트남이 총 3번에 거쳐 외세와 싸운 전쟁이다. 참고로 베트남은 남북 간의 격차가 심한 편이었고 문화 자체도 많이 달랐던 국가였다.
19세기 베트남은 라오스, 캄보디아와 함께 프랑스의 식민지로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라고 불렸다. 프랑스의 식민 정책은 상대적으로 유했으나 경제적 착취와 독립운동 세력들에게 혹독하게 진압했기 때문에 반감이 쌓여가는 찰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프랑스 본토가 나치 독일에게 점령당하여 괴뢰정부인 비시 프랑스 정부가 들어선다. 비시 정부는 일본군 주둔을 허용하며 일본제국에 의해 점령당하는 형태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때, 베트남의 공산주의자와 민족주의자가 힘을 합쳐 베트남 독립동맹(베트민)을 결성했으며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바다 일제와 싸웠다. 일제는 나치의 패전이 가까워지자 인도차이나 지역의 비시 프랑스군과 자유 프랑스 모두를 배신하고 괴뢰국인 베트남 제국을 성립했다. 결국에 일제는 패망하게 되고 베트남은 무주공산이 된다.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명목으로 베트남 남부에는 영국군, 북부에는 중화민국의 국민혁명군이 점령하였다. 하지만 중국이 국공내전에 휩싸이게 되면서 베트남 북부는 공백지대가 되었고 일제가 패망하게 되자 호찌민은 베트남 민주 공화국을 건립했다.
제1차 인도 차이나 전쟁 (베트남 독립전쟁) 1946년 12월 19일 - 1954년 8월 1일
베트남 민주 공화국이 건립 되었지만 프랑스는 베트민 주도의 독립국가 건설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독립을 지지하지 않았고 프랑스가 다시 베트남을 식민지로 두려는 행동을 방관하며 곤란한 상황이 펼쳐진다. 그렇게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화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호찌민과 프랑스 사이에 맺어진 예비협정을 파기하며 프랑스군을 진격시키며 제1차 인도 차이나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한편, 1947년, 베트민과 비공산주의 간의 내전으로 변질되었고 중국공산당은 베트민을 적극 지지하며 북쪽은 공산주의자들의 우세가 되었다. 한편, 장기화되는 전쟁과 계속된 패배로 인해 프랑스는 베트민과 휴전협정을 맺게 된다. 그렇게 프랑스의 남베트남과 베트민의 북베트남으로 나눠지게 된다. 하나 남베트남에서 협력자가 되었지만 또다시 보호국이라는 명목으로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프랑스는 철수하게 된다.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 (베트남 전쟁) 1955년 11월 1일 - 1975년 4월 30일
혼란만이 남은 곳에 베트남국은 무너지고 그 자리에 베트남 공화국 체제가 들어서며 분단이 장기화된다. 한편,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이 남베트남인 베트남 공화국에 간섭하기 시작했다. 6.25 전쟁이 발발하고 냉전이 격화되며 아시아의 공산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우려하여 남베트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북베트남은 남베트남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남베트남의 민심을 교란시켰고 미국의 원조로 부패하기 시작하는 정권으로 인해 국민들의 신임을 잃어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남베트남 민족 해방 전선이 결성되었고 베트콩은 반정부 게릴라 조직으로서 큰 활약을 펼쳤다. 크고 작은 게릴라 전으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던 남베트남과 북베트남은 1964년 8월 2일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참전하게 되며 큰 전쟁으로 번저가기 시작했다. 1965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베트콩 + 북베트남 + 공산국가 (소련, 중국, 북한 등)과 미국 남베트남 + 연합군 ( 캄보디아, 라오스, 대한민국, 태국, 호주, 필리핀, 뉴질랜드 등)의 교전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는 파리평화협정을 맺으며 미군이 철수를 하며 전쟁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북베트남의 적화통일로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 설립된다.
책 후기
사상과 역사를 배제하고 베트남전을 겪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펼쳐볼 차례이다. 소설은 직접적인 전쟁 묘사보다는 개인에게 미치는 전쟁의 영향과 그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을 감상하는 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사전 조사가 필요한 책인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읽기 어렵지만 그 진입장벽을 넘기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맛볼 수 있으니 꼭 감상하길 바란다. 베트남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약간의 역사적 사실만 안다면 흥미롭게 느껴질 소설이다. 물론 소설 속에서는 베트남전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래서 전체를 알 수는 없어도 베트남전에 대한 내용을 공부한 후 다시 읽을 만큼 마음가짐을 다르게 하고 감상했다.
스파이, 고정간첩, 비밀 요원은 그를 둘러싼 단어지만 정작 그의 이름은 알 수 없다. 1975년 4월, 남베트남 특수부 소속 육군 대위인 '나'라는 사실 밖에는 몰랐다. 자신이 디딘 곳과 다른 이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어떤 이들은 돌연변이 괴물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문제를 양면에서 생각해 보면 달라질 것이라 단언한다. 양쪽에 들키지 않고 행동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일종의 재능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이름이 없는 그에게 투영되는 베트남이라는 나라는 어떻게 그려질까.
이야기는 베트콩 재교육 수용소에 갇힌 '나'의 자백으로 시작된다. 원래 북베트남 출신이었던 그는 어린 시절 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을 가던 중 CIA 공작원 클로드의 눈에 띄어 정보 요원 일을 시작했다. 이후, 클로드 덕에 미국에서 무사히 학교생활을 마치고 엘리트 정보 장교가 되었고 장군과 함께 방첩 임무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그는 북베트남이 심은 고정간첩이었다. 사이공 함락 직전, 만에서 장군과 함께 탈출하여 미국으로 건너가라는 지령을 받게 된다. 남베트남 군대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 탈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니, 그들의 동태를 파악하고 보고하라는 것이다. 지령에 따르는 수도 사이공이 함락당하기 직전 상관인 장군의 가족과 함께 CIA가 제공한 수송기를 타고 미국으로 갈 준비를 한다.
이륙 직후 북베트남군의 로켓 공격에 죽을 고비를 넘기며 간신히 미국령 괌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이 과정에서 친구 본은 아내와 아들을 모두 잃고 만다. 그렇게 무사히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자이자 이중간첩으로 살아가게 되고 같은 이민자 출신인 베트남인들을 감시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곳에서는 나라의 안위보다는 개인의 안위에 치우친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전쟁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베트남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새로운 희망과 변화를 꿈꾸게 만드는 힘을 가진 환상의 나라였다. 희망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아메리칸드림, 베트남식 판타지는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다소 회의적인 시각에서 이루어지는 그들에 대한 시선이 겹치며 예견된 비극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열강의 이권 다툼으로 인해 이곳저곳에 상처를 입은 베트남. 보상할 수 없을 만큼 돌이킬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그 수많은 전쟁을 치렀지만,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 모습이었다. 의지와 다르게 여겨지는 욕망의 화살표는 방향을 잃은 채, 민족의 뼛속까지 스며들고 있었다. 미국에 대한 불신, 미국의 방관 속 죽어가는 베트남이 적절한 단어처럼 보인다. 그저 독립을 바랐던 베트남의 아이들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서로를 믿고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일을 택했을 뿐인데, 그 애매하고도 모호한 경계는 반대로 넘어가게 만드는 결과를 맺었다.
전 세계가 냉전주의에 빠져 급진적이고 엄청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침착함을 유지하며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알아야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본연의 모습이 은연중에 나올 때마다 소름이 끼쳤다. 그 과정에서 집단과 개인의 관계성을 마주할 수 있었으며 집단은 개인에게서 벗어나지 못했고 개인은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 자유라는 이름에 감춰진 이념의 굵은 족쇄는 진실을 호도하며 거짓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진실을 가장할 뿐이었다. 타국에 의해 찢긴 베트남은 또 다른 어떤 구실로 인해 분열되고 있었다. 누군가의 각본 속 꼭두각시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프랑스인 가톨릭 신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나’는 혼혈이라는 이유로 어릴 적부터 따돌림을 당했고 조롱 또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던 중 만과 본이라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으며 가까워진 세 사람은 의형제가 된다. 그는 공산주의에 심취한 만에게 끌려 북베트남의 정보원이 되었으며 북측 정보 장교로 활동하고 본은 남측 공수부대의 정예 하사관이 된다. 부자연스러움을 느끼는 ‘나, 부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하는 어머니는 대비된다. 직접 그 경계선에 놓여 부자연스러움을 느끼는 자신과의 괴리감에 몸서리친다. 아버지의 정체성, 사회에 의한 차별은 떳떳하지 못한 이중성을 만들어내었다. 어떤 것도 결정지을 수 없던 '나'는 국적도, 인종도 선택하지 못한다.
혁명이 승리로 끝나면 운명이 바뀔 수 있을까. 어떤 혼란 속에서도 끊임없이 정의하려는 노력은 허무하게 여겨진다. 마땅히 견뎌야 할 경계선에 놓여 덧없는 무의미함을 느낀다. 애써 거부하려는 ‘나’는 자연스레 두가지의 이상을 바라보게 된다. 결국은 기로에 선 '나'는 이중간첩으로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겉으로 봤을 땐, 남베트남의 대위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CIA 비밀 요원이자 베트콩의 고정간첩이었다. 그는 평생 의심을 감당해야 했으며 그 경계에서조차 자신에 대한 온전한 믿음을 믿지 못했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서 사회적 이념에 따라 동조자가 된 한 남자의 모호함은 그에게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릇된 판단 아래 펼쳐지는 권력의 힘은 다수를 차지하는 어떤 힘으로 작용했지만 본보기가 되는 결과를 맞이했다. 수많은 방관과 그 안에 죽어가는 사람들은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삶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여전히 미국의 시선은 구출자로서 존재했으며 그들의 어떤 편견으로 이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들의 행위를 지켜보며 실체를 파악하고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들이 생각하는 우리는 일정한 모습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과 사람들의 희생 속에서 평화로움을 얻었지만 여전히 벌어지고 있을 전쟁은 끝없는 불안감을 만들어내었다. 여전히 꺼지지 않은 이념의 불씨가 그를 뒷받침하고 있다.
p8 그것은 우리의 작은 세상에 속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전부를 의미했지만, 나머지 세계에 속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의미 없는 달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7dRkhiERpE&pp=ygUT64-Z7KGw7J6QIOyYiOqzoO2OuA%3D%3D
4월 쿠팡플레이에서 스트리밍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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