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수 작가의 장편 소설 <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때로는 더 멀게 느껴지는 관계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냈다. 이옥수 작가는 특유의 따스한 문장으로 송이와 엄마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삶의 무게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 가족, 관계,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모두에게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준다.
목차
엄마에게 남친이 생겼어 / 지금은 연애할 나이 / 기린은 외로워 / 엄마를 죽여야 한다고?
『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창작 노트
책 후기
송이는 어느 날 엄마의 휴대폰에서 낯선 메시지를 발견한다. 그것은 엄마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것처럼 보였고, 송이는 그 사실에 불안감을 느낀다. 아빠도 이미 새로운 가정이 있는데, 엄마마저 떠나버린다면 자신은 어떻게 될까? 엄마가 혼자서 살아오며 외로웠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송이는 이를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엄마의 새로운 관계를 강하게 반대하기 시작한다. 송이에게 엄마는 유일한 가족이었기에, 엄마가 언제나 곁에 있어주길 바랐다. 하지만 엄마 역시 오랜 시간 외로움과 고단함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통해 위로받고 싶어 했다. 서로 다른 마음을 품은 이들, 과연 이 갈등은 어떻게 풀릴 수 있을까?
가까운 존재라서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아도 나의 마음을 잘 알아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드러내지 않은 마음까지 알 수 있는 건 나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엄마아빠가 이혼을 하면서 송이는 여기에도, 저기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어디에도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다. 아빠에게는 새로운 가정이 있었기에 엄마만큼은 나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송이를 혼자 키우고 있었기에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던 엄마와는 정반대였던 송이와의 충돌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게 모녀 간의 충돌은 큰 갈등으로 이어진다.
이야기는 이들이 숨겨져 있던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같았지만, 오해가 쌓여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게 되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송이는 혼란스러웠다. 그 서툰 마음은 결국 또 다른 상처를 만들기도 했다. 아직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삶의 문제들에 부딪히며, 홀로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감정들이 송이를 혼란스럽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겨울 기린'은 송이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초원을 뛰놀아야 할 기린이지만, 겨울 동물원 우리에 갇혀 묵묵히 현실을 견뎌내는 모습에서 송이는 엄마의 삶과 선택을 이해하게 된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엄마를 단순히 엄마로만 보던 송이는 이제 한 여성으로서의 엄마를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
이옥수 작가의 섬세하고 따뜻한 문장들은 마치 부드러운 담요처럼 독자의 마음을 감싸 안아준다. 마음속에 얹혀 있던 말들을 꺼내어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다. 겨울 기린처럼 묵묵히 삶을 견뎌내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따스한 문장의 위로가 당신의 마음에도 닿기를 바란다.
173p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한번 흘러간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아. 생각해봐, 해경씨의 시간을 송이를 위해서만 쓰면 안되잖아. 정말 사랑한다면 혜경씨의 시간도 지켜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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