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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뷰] 달리는 강하다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4.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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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포칼립스 소설은 좀 새롭다. 갈등과 대립으로 인간의 이기심을 극대화한 소설은 매우 많지만, 연대를 통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소설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분명히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표출하냐에 따라 그 어감이 상당히 다르다. 이 소설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상당히 잘 표현했다. <달리는 강하다>에서는 노인들이 좀비가 되며 사회가 혼란을 맞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목차

 

프롤로그


달리는 강하다

작가의 말

 

상세이미지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이유 없이 좀비가 되면서 태전이라는 도시는 혼란을 맞게 된다. 국가에서는 바로 도시를 봉쇄했고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격리 조치 된다. 고등학생이었던 하다는 도시를 벗어날 수 있었지만, 할머니를 홀로 둘 수 없었기에 태전에 남게 된다. 주변 이웃을 챙기는 할머니의 모습에 걱정이 됐다. 하지만 저마다의 사정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만나며 조금씩 생각이 바뀌게 된다. 하다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65세 이상의 노인이 좀비가 되는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갈지, 이 사회에서 노인들이 어떻게 소외되었는지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점차 당연해지는 약자에 대한 혐오는 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그리고 아이에게까지 번져가고 있다. 소설 속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그들과의 연대를 통한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 작은 선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을 믿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선의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이 소설은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재조명을 요구하며, 우리가 서로에게 베푸는 작은 선의가 사회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절대 이뤄낼 수 없을 것 같았던 것들을 해내고 진정한 사랑의 연대를 이루어낸다. 세대와 성별을 넘어선 사랑의 힘은 어떤 것보다 강력했다. 과거라는 이름으로 깊게 파인 상처는 현재로 나아가지 못하게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존재, 믿어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하다를 달리게 만든다.

다른 사람은 이곳이 재난의 본거지라고 하지만 사소하지만, 분명한 행복이 있는 이곳은 유토피아와도 같았다. 밥을 지어 먹고 그 밥 내음에 마음이 오가는 그런 유토피아. 재난이 아니어도 이루어낼 수 없는 일들은 선의에서 시작된 것이다. 상처를 드러내지 않아도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이 소설은 그런 것 같다.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었다는 게 좀 아쉬웠다. 하지만 절망으로 끝나지 않은 결말이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고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펼쳐갈지도 궁금하게 만든다. 그때가 되면 은우와의 로맨스도 다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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