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6일부터 2024년 10월 1일까지 방영된 tvn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를 시청하게 되었다. 손해를 두려워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손해를 피하고자 하는 여성이 어쩌면 손해일 수 있는 결혼을 선택하는 이야기는 참신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유머와 로맨스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로 생각했지만, 점점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공 손해영은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성향으로 그려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녀는 생각보다 계산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주변에 베푸는 것에 비해 돌아오는 것이 적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해영이 이렇게 손익 계산에 예민하게 된 데에는 어린 시절의 결핍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자신의 감정을 소홀히 했던 어머니. 이러한 경험은 해영이 항상 손해 보지 않으려 애쓰게 만든 요인이 되었다. 이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묘한 공감과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해영이 결혼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단순한 사랑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는 직장에서 미혼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 제한을 받는 현실에 맞서, '가짜 결혼'을 통해 이 불합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한다. 해영이 다니는 회사는 복지가 뛰어나지만, 저출산 시대와 오너 이슈의 결합으로 인해 미혼 여성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그래서 해영은 지욱과의 결혼이 '손해 보지 않는 결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타인은 그녀를 ‘계산적인 인물’로 여길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는 인간관계, 사랑, 가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결혼에 대한 깊은 고찰을 이끌어낸다. 특히 주인공 손해영을 통해 물질 만능주의와 무한 경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며 큰 공감을 자아낸다. 손해를 두려워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하며,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드라마이다. 스핀오프 작품인 <사장님의 식단표>도 너무 재미있게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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