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 종영했다.
다른 슬의생 시리즈를 재미있게 본 만큼 이 드라마도 기대가 됐다.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기로. 특히 이 드라마를 볼 때, 실제 의사 유튜버들이 리뷰를 하는 영상들이 꽤 있는데, 같이 보면 2배로 재미있다. 내가 보는 채널은 우리 동네 산부인과, 우리 동산과 숏부인과다. 선생님들의 경악스러워하는 리액션과 레지던트 시절을 떠올리는 그런 장면들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슬전생은 교수가 아닌 1년 차 전공의인만큼 이들이 언제쯤이면 슬기로울지 걱정되는 화의 연속이었다. 사회 초년생의 뚝딱거림과 고충 같은 것들이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어떻게 성숙해져 갈지 궁금해졌다. 나는 리뷰보다는 사비 x재일 러브라인이 더 좋아서 글을 쓰기로 했다.
(여기도 재일이가 사비 팔에 안겨있네!!!)
일단 인물 소개부터!
율제 병원 홈페이지에도 있는 내용이니 참고하시길!
오이영 (520)
“내가 여길 다시 오면 오‘이’ 영이 아니라 오‘삼’ 영이다!”
오이영이 돌아왔다!! 반기는 이 하나 없는 종로 율제에! 그것도 레지던트 재수생이 되어서!
졸부 집 늦둥이로 태어나 호화스러운 유년기를 거쳤고, 학창 시절엔 올라운드 전교 1등으로 우쭐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결국엔 ‘의대 합격증’을 거머쥐며 오 씨 집안 최고 엘리트로 등극했다.
그 덕이라고 해야 하나, 그 탓이라고 해야 하나. 하는 것마다... 제 멋대로다. 제어 불가능한 주둥이와 관리라곤 1도 하지 않는 적나라한 표정까지. 한 마디로 사회생활은 낙제이자 자격 미달이다.
독립시켜 준다는 아빠 말에 의대 6년을 버텼고, 개원해 준다는 말에 억지로 억지로 인턴을 버텼다. 그리고 그 모든 게 물거품이 된 순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종로 율제병원을 떠났고, 그 후로는 극악무도한 소문의 주인공이 되어 풍문으로 병원을 떠돌았다. 그런 오이영이 종로 율제! 그것도 절대로 가지 않겠다던 산부인과로! 컴백했다.
사람 바꿔 쓰는 거 아니라지만 여전해도 너무 여전하다. 영혼 없는 ‘아, 그렇구나.’를 달고 사는 시니컬하고 심드렁한 성격도 여전한 데다 평생을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나 쉽게 얻은 탓인지 매사에 간절함도, 참을성도, 끈기도 없는데 그마저 힘들 때 손 내밀 친구도 없다.
늘 그래 왔듯, 남들은 모르겠고 혼자서 내 하루나 잘 살아내자고, 참고 버텨 월급만 받자는 못난 마음뿐이었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 종로 율제의 산부인과 사람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입버릇처럼 “안 해! 못 해! 그만둘 거야!” 라며 짜증을 내면서도 이영은 매일 새벽 5시 반. 세상 가장 심드렁한 얼굴로 병원을 향한다.
표남경
“누군 호텔에서 변호사랑 결혼한다는데... 나는 뭐~ 드레싱이나 하겠지.”
잠은 포기해도 풀메는 포기할 수 없는, 뽐에 죽고 뽐에 사는 율제 최고의 패셔니스타! 매일 아침 병원 로비를 런웨이 삼아 캣워크를 하는 이가 있으니,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 차 표남경이다.
미용실에서 최신 유행 컬러로 염색을 하고, 짧은 출근길을 위해 공들여 화장을 하고, 수술복을 입는 순간에도 명품 목걸이를 포기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중 가장 멋있는 건 흰 가운을 입고 있는 ‘나’...
...라고 생각했지만, 멋은 개뿔. 모든 환상과 착각이 깨지는 데엔 딱 하루면 충분했다.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편의점 도시락을 누구보다 게걸스럽게 먹고, 내 방 아님 잠도 못 잤는데, 지금은 냄새나는 의국 침대에서도 1초 만에 딥슬립! 흰 가운 휘날리며 병동을 휘어잡는 전공의가 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산모의 진통소리에, 환자의 신음소리에, 교수님의 호통소리에, 새어 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입만 삐죽 대기 바쁘다.
늘 동네에선 유명한 만둣집의 예쁜 딸로, 부족한 거 하나 없이 살아왔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내가 가진 것들이 너무도 평범하고 하찮아졌다. 누군 어디에 자가가 있다더라, 누군 대대손손 의사 집안 딸이라더라, ‘쟤는, 얘는, 누구 친구, 아는 사람’ 등등의 얘기에 쪼그라드는 마음을 부풀리느라 오늘도 명품 가방 웨이팅을 기다리며 남의 인스타를 염탐 중이다.
늘 그래왔듯, 어플로 하루 운세를 점치고, 별자리 운세를 정독해 보지만 좋은 얘긴 하나도 없고 ‘어깨 위론 짐이요, 사방으론 적이 가득’ 하다는데... 아무래도 하나부터 열까지 단 한 개도 안 맞는 저 동기 놈들 얘긴 거 같다.
엄재일
“활동명은 엄줴이... 아, 외국인은 아니고 아이돌인데요?!?”
나름 음악방송 1위도 찍어봤던 전직 아이돌 하지만 지금은... 그냥 잠 잘 자는 전공의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가요계의 중심에서 K 컬처를 이끌었던 아이돌... 까진 아니고, 딱 한 곡의 히트곡을 남기고 장렬하게 전사한 누군가에겐 망돌, 누군가에겐 슈가맨인 그룹 ‘하이 보이즈’의 멤버였다.
춤도, 노래 실력도, 그리고 인기마저도 늘 팀 내 꼴찌였지만 높은 아이큐와 뛰어난 암산력 덕에 음악방송보다 퀴즈 프로그램의 엔딩요정이 되었고 팀 해체 후 그 개인기를 살려 공부에 매진! 힘겹게 의대에 진학했다.
‘아이돌 출신 최초의 전공의’라는 박수갈채를 기대했건만 재일을 기다리고 있는 건 뭘 해도 ‘꼴찌’라는 타이 틀뿐이었다. 의대생 땐 열심히 하면 제자리라도 있어야 할 성적은 해가 갈수록 곤두박질치더니 결국 합격보다 어렵다는 불합격의 불명예를 안고 의사 국가고시 재수를 하지 않나, 인턴 땐 82명 중 82등, 전공의 시험 역시 꼴찌로 본격적인 바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공의로 지원한 모든 과에서 탈락 소식을 듣던 그날, 운명의 전화 한 통이 재일의 인생을 바꿨다. “엄재일 선생 우리한테 와.” 처음 들어본 따뜻했던 그 말... 정원 미달의 산부인과였다. 그리고 다짐했다. 내 이름 석 자를 불러준 산부인과에서 꽃을 피우리라!
늘 그래왔든, 재일은 무조건! 최고로! 열심히 한다. 머리 회전보다 빠른 발로 제일 먼저 병동으로 뛰어가고, 모르는 건 배우면 되지!라는 자세로 선배에게 스무 번씩 전화를 건다. 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줄여가며 묻고 또 묻고, 뛰고 또 뛰는데... 왜 열심히 할수록 일이 꼬여가는 기분이 드는 걸까?
김사비
“언제 적 1등을 말씀하시는 건지... 의대도, 국시도 다 1등이라...”
공부가 가장 쉽고, 세상에서 교과서가 제일 재밌는 ‘하이 빅스비’도 울고 갈 슈퍼 AI형 인간. 종로 율제 개원 이래 이런 일은 없었다. 1등 전공의가! 그것도 제 발로! 산부인과에 강림하시다니!!
OBGY 만인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손에서 책을 놓는 법이 없다. “논문에서는 말이지”, “교과서에 나온 대로”를 입에 달고 살아 친구들 사이에선 산부인과 전공책의 저자인 ‘윌리엄스 덕후’로 불린다.
매일 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모든 산모들의 차트를 까 보고서야 퇴근을 하고 아침 5시 반에 열리는 스터디를 세상 가장 행복한 얼굴로 뛰어가는 별종. 교수 입장에서야 ‘요즘 보기 드문 인재’라지만 동기들에겐 그저 외계인보다 더 신기한, 답답한 모범생일 뿐이다.
그런 사비가 1년 차 최고의 구멍이 될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책과 논문을 달달 외웠는데도 환자의 질문에 말문이 막히고, 차트대로 정확하게 설명했는데, 산모들은 사비를 영 못 믿겠다는 듯 쳐다본다. 틀린 게 있어야 바로잡고,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를 할 텐데.. 영문을 모르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아무것도 안 하니 혼이 날 수밖에.
늘 그래왔듯, 동의서 받는 것도, 회진 도는 것도 내가 1등일 줄 알았는데... 난생처음 들어보는 교수님의 호통에 슈퍼 AI 컴퓨터가 어째 점점 오작동을 하는 것 같다.
오이영이 중심이지만 오이영을 포함한 4명의 전공의들이 등장한다.
사실 내 최애는
서정민 교수다.
아무리 봐도 마귀할멈이랑은 거리가 먼 다정함인데..
왜 별명이 그렇게 붙었지?라는 생각으로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있다.
근데 노래 너무 좋은 거 아닌가...?
모두가 진심이 된 하이보이즈..!
https://www.youtube.com/watch?v=G5L8zvHnoZc&pp=ygUW6re464Kg7J207Jik66m0IOuupOu5hA%3D%3D
엠카운트 다운 스페셜 스테이지에서 볼 수 있다.
무려 12년 만에 역주행해서 서게 됐다고!
https://www.youtube.com/watch?v=b-OETU2uHM4&pp=ygUP6re464Kg7J207Jik66m0
이 노래는 러브라인의 시작이다..!
나는 정말 드라마 끝쯤에 등장하는 그 커플에 빠지면서부터 계속 이 커플만 보고 있다.
바로 사비 재일 커플!
두 사람은 동기라는 공통점 외에는 어떤 접점도 없었다. 우선 엄재일은 아이돌이다. 한 곡의 히트곡으로 1위를 한 적 있는 '하이 보이즈'의 멤버 엄재일이다. 병원 사람들도 잘 모르는... 그런 망돌..?이다. 춤도 실력도 인기도 어중간했지만 머리가 좋았던 그는 팀 해체 후 공부에 매진하며(+장겨울 선생의 과외) 힘겹게 의대에 진학한다. 그렇게 여차저차 정원 미달의 산부인과의 전공의로 합격 후, 뭐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비는 의대, 국시 모두 1등 한 AI형 인간으로 로봇 같다. 무엇에 대해 말하든 의학 지식은 '출력'하듯 술술 나오지만 사회성은 조금,, 많이 부족하다.
후에 밝혀진 내용이지만 사비는 하이보이즈의 팬이다. 바로, 헬로걸이었다.
그래서 둘 사이가 약간 미묘했나 보다 생각했다.
첫만남에서 사비 시점이 드디어 공개됐다!!
바쁜 분들은 16:20부터 보시길!
https://youtu.be/IWrEv5RFnKM?si=TYoQEhQM7V948OyK
https://www.youtube.com/watch?v=IGht9_IuQFc&pp=ygUM7Zes66Gc7Jqw6rG4
이때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달라진다. 눈빛이 달라진 재일의 모습에서 이미 눈치챘다.
진짜 저 멜로눈빛 어떡해?
http://www.youtube.com/watch?v=TjDKuL81qck
추로스 플러팅에 외래에도 같이 갔대요 에뻬뻬~
https://www.youtube.com/watch?v=yI7Bbuju1DM
그런 변화에 사비도 무언가가 달라졌음을 눈치챈다.
일부러 더 귀찮게 굴지만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고
신경 써주길 바라는 그 마음인 것!!!
https://www.youtube.com/watch?v=UdEwynZcQ1k&pp=ygUM7IKs67mE7J6s7J28
그리고 돌직구!!!!!
내가 봤을 땐 이미 빠졌다.
아직 로봇이라서 그런 거지
https://www.youtube.com/watch?v=sz0lk0OEBGU&pp=ygUW7Iqs7KCE7IOdIOu5hO2VmOyduOuTnA%3D%3D
9분 11초부터 시작되는 사비와 재일의 이야기. 9분 52초에는 손 잡고 있고, 9분 53초부터는 좋아한다를 연속으로 들을 수 있다.. 난 그곳에서 머물고 있어... 그 자리에 계속 있다!!! 아니 또 다른 장면에는 뽀뽀하려고 했단다.. 대박.. 시즌 2가 기다려진다.!!!
아래는 두 사람의 스틸컷인데, 후반부에 나온 터라 스틸컷이 많지 않다..ㅠㅠ
시즌 2가 나오면 스틸컷도 분량도 많아지지 않을까?
내 과몰입이 어느 정도냐면
막방 후에 꿈까지 꿔놓고서
이게 드라마인가?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꾼 꿈을 정리한 흔적이다.
이거 괜찮은데?ㅋㅋㅋㅋㅋ
작가님 다음 시나리오에 반영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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