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정도는...>가 드디어 OTT에 풀렸다. 티빙, 왓챠, 웨이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키시이 유키노 배우가 나오기도 하고, 드라마 내용이 힐링될 것 같아서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보기로 결심했다.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있어서 단숨에 정주행 하게 되었는데, 10부작이라 부담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거창한 것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일상생활 속을 살아가면서도 일요일 하루만큼은 그들을 위해 행복을 찾자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화를 거듭할수록 따뜻함이 배어나는 이 이야기는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와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쉼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딸. 가족과 연을 끊기면서도, 따분한 일상에서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택시 기사를 하는 여성. 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고, 셋집에서 살며 할머니와 공장에서 근무하는 손녀. 각자 떨어져 있는 장소에서 살며, 서로의 존재도 모르는 세 사람이 어떤 라디오 방송을 계기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연출
신조 타케히코극본
요카다 요시카즈
드라마 리뷰
사람들은 저마다의 고충을 안고 살아가지만 내색하지 않고 살아간다. 드라마 속의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로 힘든 하루를 견디고 주말을 맞이하며 라디오를 듣는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일요일의 아쉬움을 달래고 웃음으로 힘듦을 달래는 모습이다. 이 라디오에서는 정기적으로 모여 여행을 떠나는 모임을 가지는데, 이곳에서 3명의 여자가 만나게 된다. 와부키 대리 켄타. 이상하면서도 미묘하지만, 개성 넘치는 여자들의 조합이 된 것이다. 짧지만 즐겁게 지낸 세 사람은 사치의 제안으로 연락처를 나누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서로를 생각하게 되고, 다음 정기 모임 때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하는 세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그녀들의 인연은 행복한 시간을 쌓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전에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하며 변화를 맞이한다. 행복한 기억이 현재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그 경험들이 모여 현재를 살아갈 원동력이 되어준다. 행복만큼 차오른 불안감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지만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특히 사치는 관계의 끝을 미리 정해두고, 힘듦에 익숙해져 무의미한 반복을 했었다. 하지만 함께하는 즐거움, 힘듦을 이겨낼 힘을 얻게 되면서 그 순간을 즐기기로 결심한다.
이들이 서로를 마주하며 짓는 미소는 드라마 속뿐만 아니라 화면 밖을 환하게 비춰준다. 긍정적인 에너지의 힘을 증명하듯 그들은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마다의 이상을 현실적으로 녹여내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게 되면서 ‘나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용기 또한 얻게 되었다. 또한,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부분을 직접 극복하고 새로움을 얻었다고 해서 그 상황에 매몰되지는 않는 전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행운이 따른 재물이 없었다면 이루어지지 않을 관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만큼 현실적이어서 그들의 관계에 내가 더 진심이게 된다.
그만큼 그들의 관계가 로또처럼 '행운'이라는 말일지도 모르지 않나?
제목이 '일요일'인 만큼 공통으로 느끼는 힘듦과 즐거움의 갭차이를 느낀 모두가 일요일 밤만큼은 행복해지자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 뿐만 아니라 모두가 느낄 '일요일 밤'의 여운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돈을 모아 '카페'를 만들기로 한다. 그러면서 의외의 곳에서 피어나는 애정의 관계, 저마다의 과거를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자연스레 정해진 목표가 생기며 세 사람은 저마다의 바람을 불어넣고 날카로운 현실에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됐다. 이들에게 걸림돌이 되는 존재의 서사가 다소 느슨하게 풀린다는 점이 아쉽지만 와부키, 대리, 켄타가 보다 빠른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짝 눈감아줄 수 있는 요소였다. 방해 요소가 사라지고, 계획대로 착착 잘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진행형인 만큼 안심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본업은 지켜가며 열심히 '일요일'을 지켜갈 이들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바랐다. 사치가 꿈꾼 미래처럼 이루어지길.
소소한 행복조차 사치라고 여겨 눈 앞의 행복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일요일 밤 정도는..>을 추천하고 싶다. 회를 거듭할때마다 따뜻함이 잔잔하게 스며드는 매력이 베어 들어 미소 짓게 만든다. 물론, 으쌰 으쌰가 과해져서 특유의 오글거림은 분명 있으나 이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나 자신'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깊다. 긍정의 힘은 더할수록 지나치지 않다. 이들이 서로를 응원하듯 나도 나를 응원하고 싶어지는 그 긍정의 힘은 분명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음에 확신을 가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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