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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단편영화 리뷰

[단편영화] 죽이는 한마디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5.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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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진 감독 / 죽이는 한마디

줄거리

무더운 여름 교통사고 가해자 유리는 합의를 위해 피해자 기현의 집으로 찾아간다. 합의 과정 중 갑자기 기현이 죽고, 유리는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된다.

 

영화리뷰

한마디면 충분하지만 끝내 굽히지 않는 한마디, 영원히 반복될 그 한마디의 굴레

 

 

 

로펌 면접을 앞두고 있던 유리는 이 일을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자신의 가해 사실은 잊어버린 채, 피해자를 성가신 존재 취급하며 합의를 종용하죠. 조지아라는 단편영화가 생각났어요. 여튼 그녀는 ‘돈’을 통한 ‘보상’이라면 뭐든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도 엄마가 직접 해결했고, 유리가 사과 한마디 한 적 없었던 모양이죠. 그러나 이 상황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유리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합의 중 기현이 죽으면서 그 상황으로 계속 돌아가게 된건데요. 눈앞에서 벌어지는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그가 원하는 한마디를 자신의 입으로 내뱉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사람을 ‘죽이는 한마디’를 내뱉을 뿐이었죠. 기현이 단 한 가지 원했던 것은 오직 사과의 한마디뿐이었는데도 말이죠. 뭐든 대신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걸까요.

 

다큐멘터리를 연출하던 그는 이제 영원히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짙은 어둠에 숨어야 했지만, 유리는 자신의 현재 상황만을 따지며 그 직업을 깎아내리기에 바빴어요. 자기 행동으로 인해 어떤 피해를 보았고, 그로 인해 무엇을 못 하게 되었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거죠. 여러 차례 무한루프를 겪어도 그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지 못합니다. 어리석은 일을 반복합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지 못하고 눈앞의 것만 해결하려는 모습이 어리석다 못해 섬뜩했습니다. 수많은 죽음을 눈 앞에서 보고도 변하지 않는 뻔뻔함이라니. 영화 속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죠. 무한으로 반복해도 아마 바뀌지 않을 그 모습이 생생해요 솔직히.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라 더욱 답답하게 다가왔어요. 현실은 영화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원상복구는 불가능하더라도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진심 어린 사죄와 적극적인 책임을 다해야해요. 사과 한마디조차 못하는 사람이 타인의 권리를 지키고 사회정의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법조인의 길을 꿈꾼다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요?

 

현대사회는 유난히 사과에 인색합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약자가 된다는 인식, 사과가 곧 법적 책임이나 금전적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깊게 자리 잡은 건 이해합니다. SNS와 미디어가 만든 ‘여론재판’도 한몫하죠. 한번 잘못이 드러나면 비난이 폭주하니 사람들은 차라리 침묵하거나 변명으로 시간을 끌며 ‘잊히기’를 택하는 겁니다. 솔직히 피해자를 위한다기보단 욕할 사람이 더 필요한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당당해서야 되겠습니까. 피해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지는 행동을 통해 이 사회의 흐름을 많이 바꿔나가야 합니다. 또한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리뷰의 영화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moviebloc.com/detail/ct_11f0678fa6789539b924025083dcaf84/ko?eventId=ev_11f00ed643247c67b93f023f85d07bb2

 

죽이는 한마디

무더운 여름. 교통사고 가해자 ‘유리’는 피해 보상 합의를 위해 피해자 ‘기현’의 집으로 찾아간다. 원만히 합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갑자기 ‘기현’이 죽는다. 그때, ‘유리’에게 기이한

www.moviebl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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