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경 작가의 <열다섯에 곰이라니>는 사춘기가 아닌 동물화를 통해 청소년기의 혼란을 다뤄낸 장편 소설이다. 옴니버스 식으로 펼쳐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알 수 없는 현상들로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일종의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 동일한 설정으로 에피소드에 나오는 아이들은 각기 다른 고민을 가지고 '동물화'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은 많이 달랐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과 고민을 엿볼 수 있게 만든다. 따끔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사춘기가 이런 이야기도 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된 나에겐 지난 과거이지만 꼭 거쳐야 할 사춘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만들었고 아이들이 펼쳐나갈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졌다.
목차
곰이 된 태웅
비둘기 소녀 세희
유자 비둘기 지훈
반인반수들의 교실
곰인지 사람인지
곰과 하이에나
키 작은 기린 서우
들개와 거리의 아이들
의문의 동물, 라텔
라텔과 들개와 하이에나
에필로그_태웅의 곰 일지
책 후기
거센 반항기를 겪고 있는 태웅, 어느 날 자신의 몸이 변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청소년들이 갑작스레 동물화가 되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하긴 했지만 자신에게도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부모님에겐 그저 낯선 동물이었던 태웅은 시설에 간다고 들었지만 농장에 가둬진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청소년들의 동물화는 그에 한참 미치지 못했던 행정력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고 그에 따른 관리도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원숭이로 변한 학생이 동물원에 갇혀 죽음을 맞이한 사건으로 인해 '동물이 된 청소년들'의 '인권'이 문제가 되며 많은 것들이 변화하게 된다. 바로, 동물이 되어도 학교에 등교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학교라는 사회를 통해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은 동물화가 되지 않았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기에 더욱 공감이 갔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해가는 듯했으나 여러 동물들과 사람이 모여 있다보니 자연스러운 상태로 두기엔 혼란은 잦았고 갈등은 필수였으며 폭력은 당연한 것이었다. 태웅은 자신의 위협적인 모습을 알았기에 굳이 참견을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잇따라 벌어지는 사건은 '개입'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질서를 정리하는 '힘'을 통해 사회의 질서를 정리해간다. 각기 다른 동물화는 개인의 성격을 반영하며 자연의 섭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쳐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때를 맞춘 듯 돌아오는 감정을 받아들이며 동물화는 종료가 된다. 그 과정이 매우 힘들고 복잡했으며 쉽지 않은 것들의 연속이었지만 꼭 필요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사춘기는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부분의 변화를 거쳐 성인이 되어가는 시기이다. 누구나 거쳐야 할 과정이고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혼란스러운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이 시기에 제대로 인격을 형성하지 못하면 더욱 거센 폭풍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래서 청소년기의 많은 이들은 자연스럽게 사춘기를 맞이하고 혹독함을 치러내는 과정을 거쳐 성장해 간다. 이 책에서는 동물화를 통해서 사춘기를 표현해 내는 방식을 택하며 더욱 상세하게 드러낸다. 사춘기를 거쳤지만 어른이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이 소설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모두에게 같을 수 없는 청소년기의 방황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펼쳐지고 그만큼 더 혼란스럽지만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안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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