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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뷰] 일만 번의 다이빙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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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은 다이빙 타워나 스프링보드에서 점프하여 물속으로 뛰어드는 스포츠이다. 또한 다이빙 선수들은 공포를 이겨내고 아름다움을 만들어주는 '우아한 공포'를 연출해 낸다. 이렇게 각자의 고충 속에서 한걸음을 내딛는 다이빙 유망주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장편 소설이다. 이송현 작가의 신작 <일만 번의 다이빙>에서는 뜨거운 열정과 그 속에서 겪는 불안 그리고 성장까지 펼쳐가는 이들의 다이빙은 각자의 방식으로 또 다르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분야는 다르지만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틀림없이 공감할 요소들을 담고 있다. '청소년'이라는 단어에 한정할 수 없는 삶의 이야기는 보다 더 넓고 따뜻하게 펼쳐져 내면의 깊은 곳까지 닿은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목차

 

꽃, 피었네
간식의 기술
머리부터 발끝까지
3과 10 사이에 존재하는 것
아침에 만나
Up & Down
그건 빨강
별을 보았지
두렵지 않은 점프
팔꿈치
회오리
고래의 꿈
작가의 말

 

상세이미지

 

책 후기

 
참 많은 것은 의도하지 않아서 곤란한 순간들을 연출한다. 건강함을 목적으로 시작한 수영이 처음과는 다른 결과를 빚어내며 더 나아갈 수 없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 물 밖의 세상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웠던 무원에게 우연한 김밥(?)이 찾아오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바로 ‘다이빙’을 하게 된 것인데,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잘할 수 있는 재능을 발견한다. 그만큼 어렵지만 끊임없이 추락하며 아름다움을 연출해야 하는 이 스포츠는 온전한 자신의 세상을 펼쳐줬다. 늦게 시작한만큼 더욱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은 앞으로 나아가게도 했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어렵게 느껴 지기도 했다. 불안감으로 가득한 용기를 주는 건 다름 아닌 다이빙을 같이 뛰는 친구들이었다.
 
다이빙은 자신만의 세상을 마주할 수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아래를 향해 뛰어들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추락해야 하는 두려움에 직면해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경쟁보다는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이 가장 잘 보이는 만큼 주변을 신경 쓰게 되고,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기도 한다. 친구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멀어질까 두려웠던 그 마음은 어떤 계기로 인해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사실, 각자 자신의 선택을 마주하며 슬럼프를 겪었고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오는 어려움이 가져다준 갈등이었던 것이다. 끝이라고 여겼던 것들에서 마주하는 새로움은 꿈의 형태로 다가와 또 다른 희망이 되어간다. 이들이 펼쳐갈 이야기의 끝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마침내 하루하루 달라지는 자신과 내일을 마주하게 될 사람들의 얼굴이 상상이 가서 참 좋았다.


삶은 쉴 새 없이 들이닥치는 불안과 걱정을 끊임없이 헤쳐나가야 하는 어려움의 연속이다. 쉽사리 얻어지지 않아 더욱 어렵고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한다. 쉽지 않은 오늘과 오늘보다 나을 내일이라는 희망을 가지고서 하루를 살아가기도 한다. 따로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없어도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서 살고, 또 한걸음 내딛는 삶을 반복한다. 거창하지 않은 이유에서 시작했어도 의외의 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과거라는 이름으로 놓여 있는 현재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미래의 일들은 예측할 수 없어서 지금의 나를 믿는 힘을 길러야 한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나도 모르게 이 소설을 통해서 위로도 받고 힘도 얻는다.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삶을 살아가지만 그래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를 그 누구도 알려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소박한 꿈 조차 앗아가 현실을 쫓기 바빠졌고 꿈이 사치인 요즘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꿈을 잃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따뜻한 열정을 마주한 것 같다. 그래서 더 응원하고 싶었고 잘되길 바랐다.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따뜻함을 만끽 한 것 같아서 좋았다. 이젠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향해 ‘다이빙’할 차례다.

p97 대단할 것 없어요. 우리모두 용기 있는 것이지. 산다는 건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야. 제각각 생김새가 다르듯이 우리에겐 각자 어울리는 용기가 있지.
p166 하늘 좀 봐라. 우리는 너무 바닥만 보고 뛰어. 그래서 가끔 우리 머리 위에 저렇게 근사한 별이 있다는 걸 까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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