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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뷰]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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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홀 1기 활동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이경 작가의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는 SF 소설집이다. 여섯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낯설지만 동시에 사랑스러운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해 준 샘플북을 통해 작가님의 인터뷰와 기획 의도를 알 수 있었고 더욱 의미 있었다.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나타난 건에 대하여>와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를 통해 굉장히 독특하면서 현실의 문제를 적절히 섞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목차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

만물의 앎에는 참으로 끝이 없다


보편적인 내 엉덩이


채팅 GPT의 신들


해설 삶은 찰나의 꿈, 꿈은 영원의 흔적 (심완선)

| 작가의 말 |

추천의 말

 

상세 이미지

 

책 후기



정식 출간 후에 다시 보게 된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는 '돌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린아이에 국한되지 않은 돌봄이라는 단어는 노인의 삶에도 집중하고 있었다. 출생이 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출생이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더더욱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야기는 삶과 죽음, 아이와 노인 그 사이의 어른을 밀도 있게 표현한다. 중간 지대를 표현하여 나름의 고충을 풀어내고 그 사이의 인공지능이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인식 또한 생기게 되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많은 것이 닮아서 많은 것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가상의 형태가 아닌 인간을 돕는 로봇의 형태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복합적인 문제도 발생했다. 책은 인간의 힘으로 벅찬 '육아'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럼에도 '인간다움'을 증명하며 살아가야 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이 모순적이다. 끊임없이 그들에게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증명해야 한다는 게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유로운 주체는 더 이상 관여할 수 없는 걸까. 인간이 불러들인 불확실한 존재임에도 제대로 기준을 세우지 못한다. 일부의 부정적인 사례로 전체를 보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결국엔 인간을 지배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오는 생각이 불러오는 대참사이다. 인간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다른 일도 이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AI가 아니라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 사회의 문제이다. 그 명확한 것을 보지 못하면 불필요한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를 간과하게 된다면 정말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만 지나친 의존은 금물이다. 아직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위험성은 극도에 이른다. 완성은 했지만 검증이 되지 않은 경우도 상당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신뢰 또한 경계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이해, 존중 그리고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말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다.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물론 책에서는 적절한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여전히 일과 양육이 양립되기 힘든 사회의 모습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한 존재를 등장시킨다. 바로 인공지능이라는 존재. AI는 감정을 느끼지 않고 인간과는 다르게 지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인간을 돌보고 인간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간다. 인간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질감을 줄 수 있지만 그 존재 자체의 이해를 통해 또 다르게 다가왔다. 곤란한 상황에서 그들의 등장은 정말 그 이상의 의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이 된다면 많은 워킹맘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된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도구와 사용자의 관계로 국한되지 않는다. AI와 인간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서서히 동화됐고 다양한 이야기를 뱉어낸다. 어떤 이야기로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증명할 수 있을까. 다양하지만 마치 나의 이야기처럼 친근했고 생각할 여지를 남겨줌으로써 더 넓은 인식을 가지게 만든다. 다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식의 한계는 모르는 것들로 가득한 이 세상을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끊임없이 알아가야 함을 증명하고 있었다. 특히 책에 수록되어 있는 '채팅 GPT의 신들'에서 독특한 상상력으로 표현되는데, 인간이 답을 구하는 대상이 항상 '신'이었지만 과학 기술이 발전되면서 점차 '신'에게 답을 구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신'이 과학 기술의 뒤편으로 가서 인간의 답을 대신해준다는 설정이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공 지능의 세계는 인간을 넘어서는 답변을 하고 상상 이상으로 넓은 세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책은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를 통해 다양한 상상력을 구현하여 재미 뿐만 아니라 몰입감까지 더했다. 과연 인공지능이 우리의 세상에 더욱 가까워진다면 우리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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