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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뷰] 선녀를 위한 변론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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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우 작가의 신작인 <선녀를 위한 변론>은 미스터리 추리 소설로 5개의 단편을 담고 있는 소설집이다. 단편집이기 때문에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전혀 다른 주제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름의 반전을 선사한다. 그런데도 사건들과 연결된 하나의 주제를 마주하게 만들어 준다. 단순히 재판 과정과 추리 과정을 전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을 거쳐 진실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되새긴다. 그래서 독창적인 개성을 가지고 있는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찾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목차

 
인어의 소송
선녀를 위한 변론
누구의 편도 아닌 타미
모서리의 메리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해설 | 미스터리의 쾌(快)를 궁구하며 오늘도 작가는 전진한다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책 후기

 

우선, 인어와 선녀의 재판은 왕국에 사법 체계가 적용되는 가상의 설정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가상의 설정은 급작스럽지만,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워서 절대 어색하지 않다. 책의 제목은 선녀를 위한 변론이지만 그동안 조명되지 못했던 피해자들을 위한 변론이라고 여겨지는 구간이 있어서 인상 깊었다. 누구도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더 억울하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그들의 변론에 집중하고 사실을 명확하게 밝힐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원인과 결과를 밝혀 한 치의 억울함 없이 명확하게 진실을 드러낸다.
 
흔적을 따라 주변을 살펴보는 것부터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서서히 잡히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너무 집중해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을 한 걸음 물러나 전체적인 그림을 살펴보며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인간의 추악함과 욕망 사이의 경계선은 이미 희미해진 상태였으며,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은 사건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며, 독자들에게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를 던져준다. 설령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하더라도 명확한 사회 시스템 아래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람을 더욱 진실되게 만든다. 진실을 감추려는 이들의 거짓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거짓은 꾸며낼 수 있지만 진실은 꾸며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 진실의 흔적은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다.
 
이미 발생한 5개의 사건은 처음부터 웅장하게 다가왔다. 누군가는 감당해야 했던 사실의 무게를 이제는 제자리에 돌려두어야 할 때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동화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하여 현재의 사법 체계를 적용한 사건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몰입감이 높은 만큼 단숨에 볼 수 있었고 서술의 흐름을 따라가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5개 각기 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하나로 설명하기 힘들었지만, 상상력에 추리를 더한 서술 방식이 소설에 흥미를 더한다. 사건 해결에 나서는 것뿐만 아니라 답을 알려주지 않아 궁금증을 유발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추리하게 만든다. 그렇게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은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소설 전체적으로 완급조절이 적절하게 이루어진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었다. 단숨에 읽을 만큼 재미있었고 추리를 따라가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사건 해결을 하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 정황과 증거를 명확하게 밝혀내는데, 거기서 오는 반전 요소가 그 과정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이 책에서는 그 안에서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소설은 인간의 추악함과 욕망으로 인해 소중한 것을 잃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선한 것은 반드시 보상받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무엇보다 가해자 중심에서 벗어나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는 방식을 택하여 진실을 추구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때로는 너무나 잔혹하고 충격적인 진실에 직면하여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진실과 거짓이 명확하지 않은 요즘 시대에서 사회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올바르게 행동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

아래는 가제본 서평 미션 완료 리워드로 받은 정식 출간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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