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유전학>은 임야비 작가의 소설로 과학과 역사를 바탕으로 인간의 본성과 악의 근원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여 실제 인물과 적절한 이야기를 적절히 섞어내어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 착각을 준다. 역사적 사실처럼 느껴져 더욱 실감 나지만 소설을 읽을 때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여 주의를 기울이며 감상해야 한다. 흥미로운 이야기, 깊이 있는 주제 탐구, 독창적인 소설 형식, 그리고 강렬한 메시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책이다.
목차
프롤로그. 인간 백정
1913년, 러시아 제국 변방의 밤
홀로드나야
아이들
입수 기도
후작과 차르
라마르크-획득 형질의 유전
나타샤의 결혼식
굶주림
유쥐나야 마을
탄생과 죽음
흑, 적, 백
초조한 총성
붉은 마녀 리자
화형
실험군 정리
수도원
결혼
첫날밤
1875년
미하일
거적때기
흰자와 검은자
오십
대조군
붉은 오로라들
가장 먼 곳으로
1913년, 러시아 제국 변방의 아침
에필로그. “너는 사제가 되어야 했어”
부록 1 _ 작품에 인용된 문장의 출처
부록 2 _ 작품과 연계된 역사 연보
상세 이미지
책 후기
어떤 일이 일어날 것처럼 불안과 혼돈 속에서 한 사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각종 폭동, 테러, 파업, 방화, 강도, 암살을 일삼으며 살아왔던 과거로 인해 절대 탈출할 수 없는 투루 한스크로 가게 되었다. 그래서 그곳에 가기 전날, 고향으로 돌아왔고 자신의 아내 케케와 아버지 베소는 죽어 세상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어머니 케케는 사내의 소식을 전해 듣고 그동안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과연 어떤 진실이 사내를 기다리고 있을까.
인간을 개조하겠다는 목적으로 러시아의 한 비밀 연구소에서 인간 개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케케는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뒤로한 채, 실험체로 발탁되어 투루한스크 지역의 산속 마을로 가게 된다. 리센코 후작의 주도 아래 펼쳐진 실험은 수백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추위를 타지 않는 강한 민족을 만들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황제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시작됐다. 아이들은 어떤 일이 자신에게 펼쳐질지 모른 채, 희망을 품었지만, 철저히 이용당하며 참혹한 삶을 살게 된다. 악의 주축이었던 그들이 계획했던 실험은 실패로 끝이 나지만 극비로 진행되었던 실험의 마지막 결과물을 보면 악의 유전학이 증명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발전을 명목으로 유전학이 쓰였지만, 본질은 이기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학살의 수단으로 이용된 것은 틀림없다. 과학에서 윤리가 지켜져야 하는 이유는 수많은 역사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과학을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책은 그뿐만 아니라 악은 과연 유전되는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악의 근원을 찾아가는 만큼 무엇이 진정한 악의 유전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책에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지만, 인간의 본능은 욕망에 의해 이어지고 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해 보였다.
책의 전개는 멀리서 지켜보는 것처럼 진행되지만 왠지 모르게 그 상황에 빠져들게 만든다. 덤덤해서 더 잔혹하고 잔잔해서 소름이 끼친다. 이야기만큼이나 충격적인 사실과 결말이 허무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사실 자체로 서글퍼지게 만드는 소설이다. 조금 더 많은 이야기 전개가 있었다면 더욱 차곡하고 빽빽하게 와닿았을 것 같기도 하다. 왠지 모르게 찝찝해지는 건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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