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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드라마 리뷰

[드라마 리뷰] BEEF 성난 사람들 / 완결 드라마 리뷰 / 드라마 후기 / 드라마 감상 / 완결 드라마 추천 (결말 포함)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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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BEEF 성난 사람들 10부작 리뷰를 시작하려 한다. 한국인 제작자가 극본, 연출, 제작에 참여하여 한국의 정서가 잘 녹아든 드라마로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에 대해 호평을 하고 있어서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해졌다. A24에서 제작한 작품들은 대부분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기대감을 가졌고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이 주로 등장한다는 소식에 바로 감상을 시작했다. 대니와 에이미, 사는 곳도 다르고 현재의 위치도 다른 두 사람 사이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현실처럼 성난 사람로 가득한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 보자.

 

BEEF라고 하면 소고기 혹은 쇠고기를 떠올리곤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싸움"이라는 단어로 사용된다. 

 

 

인생이 항상 풀리지 않아 벼랑 끝에 몰린 대니는 오늘도 역시 뭔가가 풀리지 않는다. 가뜩이나 마음대로 되지 않아 화나는데, 주차장에서 웬 흰색 벤츠 SUV가 시비를 걸고 손가락 욕을 날리고 떠나버린다. 대니는 시비를 건 차를 쫓아 보복운전을 시도하지만 별 소득 없이 SNS에 박제가 되어 잔뜩 손해만 본다. 반면, 에이미는 큰 사업을 성공했지만 왠지 모를 우울감으로 인해 인생이 즐겁지 않다. 그러던 중 자신은 기억도 나지 않는 대니라는 인간이 복수를 가장한 분노를 쏟고 가며 자신의 평화로운 가정생활을 망가뜨리려 한다. 철저히 짓밟아 주리라 반격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난투극이 시작된다.

 

 

어디에서도 해결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문제는 극에 달할수록 엉망이 되어간다. 문제 해결보다는 점점 복잡하게 얽혀 그저 묵혀두었던 감정을 내뿜으며 그 상황을 망쳐갈 뿐이었다. 모든 게 무너져가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복수를 하는 과정이 왠지 모르게 찝찝하지만 그들에게는 왠지 모를 쾌감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들이 가지고 있던 것들이 점차 사라져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물론 대니에 비해 에이미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지만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가족의 존재가 사라지며 더욱 절망감을 느낀다. 

 

 

그 상황에서 두 사람은 흥미로운 지점에 도달한다. 모든 것을 잃으며 느끼는 것들은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보다 솔직한 나 자신을 마주한 적이 있었던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지만 서로를 불신하는 두 사람은 타협 접을 찾아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두 사람은 '이해'의 영역에 들어온다. 내면의 불안과 맞물린 혼란을 직면하면서 후회를 나눈다. 알고 보면 참 닮았는데, 너무 닮아서 이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동안 느꼈던 부담감과 고통을 내려놓으며 안도감을 느낀다. 그동안 살아온 삶이 목을 죄여와도 전과는 다를 그의 삶이 펼쳐지지 않을까.

 

 

매체 속의 이민자 서사가 많이 보여 왔지만 이렇게 격렬하고 극과 극의 상황을 보여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막장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했다. 같은 이민자의 삶이지만 다른 처지에 놓여있던 두 사람이 이해의 영역에 들어오기 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접점이 있다는 것을 분노라는 감정을 거치면서 알게 되었다. 억지로 웃으며 위선을 부려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감정이 간편하고 또 통제할 수 있는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 해도 솔직할 수 있었던 탓이다. 대니와 에이미의 강렬한 첫 만남은 실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경험에서 오는 이야기는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보편성을 담고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한국, 그리고 동양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면서 이렇게 오리엔탈리즘이 담겨있지 않은 작품은 오랜만이라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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