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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다시 마주한 역사, 새로 시작하는 작전.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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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을 많이 접하고 싶었지만 짬이 나지 않아 미뤄뒀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었고 뉴스와 정치에 대해 관심도 많이 생겨서 적절한 비판의식을 가지며 볼 수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발간된 책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김진명 작가의 첫 소설이다. 30주년 기념 개정판이 나와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바탕이 되는 핵에 관한 주제는 박정희 정부의 핵무기 개발 계획에 관한 것이다. 실제 1970년 주한미군 철수 조짐에 1975년 초 한국의 핵무기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지만, 밝혀진 바 없다. 그 이후에는 1979년 주한미군 철수 계획이 중단됨에 따라 핵무기 개발 계획도 중단되었다는 사실만 존재한다.
 

 
본격적인 그날의 이야기는 전화로부터 시작된다. 의문의 죽음을 조사하게 된 기자인 순범은 사건을 파헤칠수록 발견되는 사실로 인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피어오르는 울분과 애국심이 그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게끔 했다. 어떤 방식으로도 알아낼 수 없는 현재의 시점은 보면 볼수록 수상한 점들로 가득했다. 단순한 시각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때론, 사랑이 눈앞을 가리고 때론, 누군가에 의해 위협을 겪게 되지만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는 기지를 발휘한다. 홀로가 아닌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진실의 조각, 그리고 그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진정한 민족을 위한 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끔 만드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이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들이 죽은 이유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야 만다.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책의 흐름은 소소한 의문에 답을 가져다준다. 어쩌면 모두가 외면해 왔을  그것이 원하는 답이 아닐지라 하더라도 한 번쯤은 고민해보아야 할 부분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뚜렷하지 않더라도 생각을 조금씩 잡아나가며 처음과는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내려놓을 수 없는 현재의 문제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금씩 풀어가며 이상을 실현한다.

바로 주체적인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이 어떤 세력에 의해 저지되었고 그 이후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늘 같은 선택을 하는 이들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지만 남북이 분단된 휴전 국가라는 사실을 잊곤 하는 것 같다. 어제만 해도 그와 비슷한 소식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혼란을 빚었고 이와 유사한 상황이 생겨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늘 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를 풀어내며 왠지 모를 통쾌함을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 깊다.

실제의 사건에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유발하여 지금의 관점에서 또 생각하게 만든다. 시리즈를 다 봐야 알겠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또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여 책을 보다 보니 리뷰를 쓰는 데 있어서 신중해졌다. 또한 책의 내용 자체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적혀 있어서 사실처럼 여겨지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래서 실제 역사를 찾아보며 감상하였고 논란이 있는 부분은 현실과 괴리감으로 인해 약간 불편했다. 다만 1979년 한국 정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이라는 사실과 그 외의 관련된 내용이 상상력이라는 것을 참고하면 꽤 흥미롭게 읽힌다.

*책에 나오는 이용후 박사는 실제 이휘소 박사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언급되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이휘소 박사는 물리학자로 책에서 언급되는 핵 개발과 관련된 연구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독재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이었다.



'과연 대한민국은 핵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묵직한 물음을 던지며 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외교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졌지만, 이때까지 미뤄놓은 결과가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은 확실하다. 지금 정치의 모습과는 다르게 한 나라 안에서 대화를 통한 협치가 이루어진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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