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전부터 넷플릭스 영상화가 확정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스릴러 소설인 <레퓨테이션 1: 명예>는 세라 본 작가의 신작이다. 넷플릭스 TV 시리즈 「아나토미 오브 스캔들」의 원작자로 유명한 만큼 이번에는 영국 정치의 중심에 펼쳐진 SNS 선동, 협박, 디지털 성범죄 범죄, 폭로 등의 사회적 문제를 다뤘다. 실제로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위협을 당하는 영국 국회의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현실감이 더해졌다. 자신의 지위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한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다룬 소설이다.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4부
작가의 말
감사의 말
상세 이미지
책 후기
포츠머스 지역을 대표하는 하원의원인 엠마는 ‘리벤지 포르노’라고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의 형량을 늘리고 그 피해자들의 익명성을 보장해 주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의 활약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정치인으로서 화려한 경력을 만들어 가는 엠마는 완벽해 보였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경력을 쌓느라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던 엠마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명감 하나로 정치 생활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인기와 더불어 악플과 스토킹을 시달리며 일상에 큰 위협을 받게 된다. 많은 정치인들이 감당해야 할 이 문제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사람들이 정해둔 '청렴결백한' 기준에 해당하지 못하게 되면 sns를 앞세운 무한 폭격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당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플로라가 학교 동급생들에게 수년간 괴롭힘을 당해서 그에 따른 보복으로 나체 사진을 유포하는 일이 생긴다. 플로라의 사건은 세부적인 사항과는 별개로 그 자체로 문제가 됐다. 치명적일 정도로. 플로라가 엠마의 딸인 사실과 엠마가 하원 의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명예는 땅끝까지 추락할 것임에 틀림 없었다. 자신의 딸, 그리고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엠마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 과정에서 엠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sns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는 환호도, 비난도 순식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다. 그만큼 SNS의 발달과 그로 인한 영향력이 큰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명예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가지는 명예와는 별개로 견뎌야 할 무게는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청렴결백한 정치인의 이지와 여성으로서의 이미지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사소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영향력은 그야말로 엄청나다는 것을 '재판 과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은 완전무결한 정치인의 이미지, 도덕적으로 결백한 여성들의 이미지를 원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엠마와 플로라의 시점으로 전개되며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인간의 습성을 반영하듯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또 다르게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선과 악을 반으로 딱 갈라 나누지 않은 모습이 인상깊었다. 해당사건이 벌어지고 본격적으로 재판에 들어가며 사건 자체의 진실보다 개인의 사생활에 집중되며 이미 자신이 만들어온 이미지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자신의 행동이 과거를 부정하는 일이 되면서 이때까지 이루어 놓은 성과 또한 무의미해진다. 엠마의 명예가 땅끝까지 추락하며 누군가에게는 기쁨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 얼마나 어긋나고도 끔찍한 모습인가. 정작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고 비난을 위한 비난으로 이어지는 책의 흐름이 현대 사회의 모습과 상당히 닮아 있었다. 여성 정치인의 이야기에서 시작했지만 정치인들이 협박을 받는 상황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문제점 또한 꼬집는 모습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굉장히 무섭고 두려우면서도 해결되지 않아 찝찝함까지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책 자체는 빠른 전개를 택하고 있지 않아 더욱 긴장감 있었고 사건의 전말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된다면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책 > 영화 & 드라마 원작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대도시의 사랑법 (0) | 2024.06.11 |
---|---|
[책 리뷰] 박찬욱 감독 필생의 프로젝트, 액스 (0) | 2024.06.06 |
[책 리뷰] 이처럼 사소한 것들 (1) | 2024.05.22 |
[책 리뷰] 새벽의 모든 (0) | 2024.05.01 |
[책 리뷰] 디스클레이머 (누군가는 알고 있다) (2) | 2024.04.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