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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 드라마 원작 소설

[책 리뷰] 프로젝트 헤일메리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4.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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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위어의 3번째 장편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 2021년 5월 4일에 출간된 SF소설로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영화화가 확정되었다. 라이언 고슬링이 제작에 나선다고 하여 더욱 화제가 되었다. 책은 드래건상 SF 장편소설 부문 수상,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SF부문 1위, 휴고상 장편소설 부문 후보, 성운상 해외 장편소설 부문 수상, 쿠르트 라스비츠상 해외 소설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상세 이미지

 

 

책 후기

깨어났지만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주인공, 이리나 페트로바 박사의 이메일을 읽자 기억도 희미하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오래전에 작별한 그 시절 삶의 기억, 이메일에 대한 기억이 중요한 이유가 뭔지 계속해서 떠올려본다. 혼수상태의 사람들을 관리하는 로봇들과 죽어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 또한 오랜 시간 혼수상태를 유지했던 것으로 추정된 반면, 근육이 잘 발달된 것이 의문이었다.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가늠도 안되던 때, 인종, 이름 등등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어떤 기억들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던 주인공을 로봇 팔이 침대로 옮겼다. 이때 로봇팔과의 대화가 너무 웃겼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나는 혼수에서 깨어난 혼수투스 황제다. 짐의 앞에 무릎을 꿇으라” “틀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유쾌한 농담을 하며 생각해 본다. 다만 배고프다는 생각이 뇌를 뒤덮는다. 이 순간 또한 설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있는 이곳을 탐색해 본 결과, 이곳이 지구가 아님을 알아채게 됐다. 또한, 가장 중요한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태양에서 금성으로 향하는 ‘빛을 내는 입자’들의 선을 발견한다. 이것이 바로 페트로바선이고, 금성에서 채취한 입자는 아스트로파지이다. (아스트로파지라는 외계생명체는 주변 8광년 이내의 별을 감염시킬 수 있다.) 이 생명체가 태양에너지를 흡수하여 금성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태양빛이 약해지고 있었고 그것이 지속되면 30년 안에 빙하기를 맞이하여 인류가 멸망하게 된다는 것을 파악하게 된다. 유일하게 12광년 떨어진 타우세티는 밝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아스트로파지를 연료료로 사용하는 로켓을 만들어 타우세티로 향하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아스트로파지의 생산량이 우주선을 다시 지구로 귀환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우주선을 탑승한 사람들은 해결책을 찾아 무인 우주선 4개를 지구로 돌려보낸 후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계획했다. 이름은 ‘프로젝트 헤일메리’였다.

 

페트로바선 발표 이후에도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던 그레이스. 어떤 재난이 와도 세상은 이어지고 시간은 흐른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오히려 무서운 건 부모님들의 불만과 제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페트로바 대책위원회 소속, 에바 스트라트가 찾아와 과거에 쓴 논문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말한다. 사실 이 논문으로 인해 학계에서 쫓겨났던 뼈아픈 기억이 있기에 더욱 의문이었다. 바로 생명체에는 물이 필수요건이 아니라는 논문이었다. 이 논문을 바탕으로 그레이스가 적합한 연구자라고 판단했고, 그레이스에게 태양의 빛을 빼앗아가고 있는 ‘점’들을 연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인류 최초로 외계 미생물인 아스트로파지를 연구하게 된 그레이스. 여러가지를 실험해 보던 그레이스는 아스트로파지 내부에 물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며 자신이 평생을 바쳤던 연구가 헛된 일이라 생각하게 되는 절망을 겪는다. 교사직에 복귀했던 그레이스는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금성의 대기 상부에 머물러 번식하고 다시 태양으로 돌아가는 이유, 그리고 아스트로 파지의 생애주기와 번식 방법을 밝혀낸다. 그렇게 그레이스는 최초의 업적을 달성하며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합류하게 된다.

 

이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움도 잠시 지구의 위기, 30년 뒤의 아이들, 태양의 아스토로파지 감염 그리고 이곳에 아스트로파지 해결책이 있었던 것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우주선 설명서를 찾아 나서며 본격적으로 다시 임무에 돌입한다. 페트로바선을 관찰하던 중 외계인을 발견하게 된다. 그 외계인이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본격적으로 교류하게 된다. 40 에리다니의 에리드 행성에서 온 지적 외계인인 로키는 같은 이유로 타우 세티에 오게 되었다. 이동중에 동료들이 방사능으로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레이스는 로키의 언어를 프로그램을 이용해 번역하여 소통하던 중, 로키는 그레이스의 언어 문법과 형태를 배워 대화하게 된다. 서로 다른 문화를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전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해 간다. 타우 세티에서 아스트로 파지 개체수가 유지된 이유가 아스트로파지의 발생지이며, 아스토로파지를 먹이로 삼는 타우메바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낸다. 왠만한 환경 변화에도 살아남았지만 질소에는 취약했기 때문에 질소 내성을 가진 슈퍼 타우메바를 배양하게 된다. 그렇게 지구로 돌아가기엔 모자랐던 연료를 로키에게서 받고, 두 친구는 슈퍼 타우메바를 싣고 떠나게 된다.

 

이대로 끝났다면 정말 좋은 결말을 맞이했겠지만, 아스트로파지 보관함에 타우메바가 침입한 것을 확인하게 된다. 타우메바를 개량시키는 과정에서 타우메바가 질소뿐만 아니라 제노나이트 배량기에도 적응하게 되어, 제노나이트 분자 구조 사이로 침투하여 통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구를 구하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로키가 타고 있는 에리디언 우주선이 문제였다. 대부분이 제노나이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연료가 고갈된 우주선에서 굶어죽을 것이 자명한 일이었다. 그래서 무인 우주선 비틀스에 연구 결과를 실어 지구로 보내고 로키를 찾아 나선다. 그리곤 로키를 찾아 자신의 우주선에 태워 에리드로 향하게 된다. 과연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반전의 반전을 더한 흥미로움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왜 출간도 전에 영화화가 확정이 되었는지 알만큼 재미있었다.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또 재미있었다. 소설 속의 문장으로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상처럼 그려지며 생생했다. 주인공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외계 생명체와의 티키타카를 꼭 책에서 만나봤으면 좋겠다. 희생을 거듭한 그레이스가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좀 슬펐지만 또 다른 세상에서 희망을 발견한 모습이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었다. 그들의 협력 덕분에 지구는 위기를 넘겼다는 사실을 여기서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그레이스의 삶에 더 집중해줘서 좋았다. 영화화가 정말 기대된다.

 

 

27p 뭔가에 매달릴 필요는 없지만 매달리면 인생이 좀 쉬어지기는 하니까.

36p 나는 진자를 연구하는 위대한 철학자 진자누스다.

42p 작은 실험실에서 이불로 만든 토기를 입고 내가 누군지조차 모른 채, 얼빠진 컴퓨터와 미라가 된 룸메이트 두 명을 제외하면 도와줄 사람도 없이 말이다.

61p “전 세계가 이 문제해결을 당신 손에 맡겼는데, 당신은 곧장 중학교 선생을 찾아왔다는 겁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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