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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뷰] 플라스틱 세대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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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익숙하다고는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정말 전에 봤던 소설이었다. 바로 3년 전, 리디에서 우주 라이크 소설을 통해 출간된 단편 소설 <플라스틱 세대>였다. 올해 출간한 <플라스틱 세대>는 그 단편 소설을 확장하여 장편 화한 작품이다. 그때 당시 긴 소설이 아니었음에도 빠져들며 재미있게 봤던 소설이 장편소설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니 굉장히 반가웠다. 이 책을 하루 만에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확장했고, 또 어떤 부분이 다른지 궁금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먹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그저 추측만 할 뿐이었다. 이 상황은 마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해 환경을 망쳐왔던 인간들이 대가라도 치르는 것처럼 보였다. 모두가 감당해야 할 이 문제에도 돌파구가 생겨나며 플라스틱 세대, 신인류가 탄생했다. 과연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잇따른 절망에 슬퍼할 새도 없이 시간은 흘러간다. 사람들은 뭐가 있었냐는 듯 금세 적응했고 새로운 시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택한다. <플라스틱 세대>는 플라스틱을 먹어 치우는 신인류가 맞이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처음 플라스틱을 먹는 신인류라는 설정 자체가 낯설고 꺼려졌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에 대한 고찰이었다. 인간의 욕망에서부터 시작된 환경 문제와 인류를 재창조하기 위한 계획에서부터 이 모든 것들이 시작된 것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과 계획으로 탄생하게 된 새로운 세상은 사실 음모에 의해 희망을 가장한 희망 고문이었다. 그 오만한 생각은 인류에게 찾아온 위기를 이익 창출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욕망으로 번졌다. 이 과정은 마블 영화의 타노스가 자신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 핑거스냅을 했던 것과 닮아 있다. 실제 그에게는 타인의 생명과 신념보다는 자신의 신념이 훨씬 더 중요했다. 절대적인 신념을 이루기 위해서는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믿었다. 소설 속 음모 또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포장되지만 결국 특정 기득권의 이익을 위해 ‘이용’될 뿐이다.

 

기존에 이야기 위에 더해진 내용이 흥미로웠지만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이 그다지 매끄럽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특히 그 배후에 대한 반전이 좀 예상 가능한 범주에 있어서 다소 밋밋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전체적인 주제 의식이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인간의 욕망과 도덕적 윤리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었다. 특히 인간의 양심이 타인에게 제대로 비치지 않을 때, 어느 정도의 욕망을 드러내고 표출되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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