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연출/각본 : 권항
출연 : 안동구, 전소니, 김소숙, 최용진
상영시간 : 27분
줄거리
사고로 남자친구를 잃은 선배 정을 좋아하는 성우. 그는 그런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혹시나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드러낼까봐 제대로 된 위로도 건네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 근로를 하던 성우에게 정이 찾아온다. 정은 자신에게 반납하지 못해 연체된 책이 있다고 말한다.
연출의도
가장 슬픈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에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 이 영화는 슬픔 속에서 누를 수 없는 마음을 억지로 누르며, 희망 없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돌려줄 수 없는 마음,어디론가 사라진 존재.
리뷰
사고로 남자친구를 잃은 정, 정을 좋아하는 성우는 가까이 다가서고 싶지만 다가설 수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없이 더운 긴 여름에 다시 만난 정은 어떤 책을 찾고 있었죠. 반납이라는 어떠한 사소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노력으로 누군가에게는 극복의 수단이 되기도 하죠. 두 사람 모두 그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그것을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요. 비록 끝나지 않은 마음에 다가갈 수 없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 마음을 강요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성우는 그 사랑을 다 한 겁니다.
개인적으로 성우가 정에 대한 마음이 반납이라는 어떤 단어로 표현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연체된 보통의 책이라는 표현이 성우에게는 중요한 '노력'의 산물이지만 정에게는 찾고 싶지 않은 '극복'의 수단이 되는 대조적이어서 좋았어요. 이루어지지 않았던 그들의 현재와 다르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책이 대비되지만, 미래에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것 같습니다. 그들의 과거와 미래는 어떤 모습이었고 또 어떤 모습일까요? 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인상깊은 장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정이 성우와 함께하던 자리에서 동기들이 들어와 술자리를 같이하게 되는 장면이었어요. 누구도 잘못한 이가 없는 일에 정은 다음으로 나아가야 하고 성우는 그 자리를 채우고 싶지만 혹여나 다칠까봐 다가서지 못하고 주변의 동기는 위로의 말을 자신을 위한 수단으로 건네요. 언제부턴가 위로라는 는 게 쉽게 건넬 수 없음에도 너무 쉽게 건네는 말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당사자가 괜찮지 않음에도 괜찮아야 하며 위로의 말을 건네면 그 상대방은 괜찮아야 하는 걸까요. 무심결에 건넨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닿았을 때, 어떤 마음일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위로는 위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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