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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서저 감독
세이브 랄프
리뷰
영화는 마치 한 토끼의 인터뷰를 보여주는 듯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저 인터뷰가 아닙니다. 실험 대상이 된 토끼의 처참한 현실을 담고 있죠. 실명한 눈, 들리지 않는 귀, 화학물질로 인해 듬성듬성 빠진 털까지, 온몸이 상처투성이입니다. 하지만 토끼는 마치 자신의 사명인 양, 당연하다는 듯 그 고통을 받아들입니다. 아빠, 엄마, 형, 누나, 동생, 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 실험 대상으로 태어나고 자란 것처럼, 이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겁니다. 인간보다 우월한 동물은 없으며,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세뇌된 듯 말이죠.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토끼는 눈물을 흘리며 또다시 실험실로 끌려갑니다.
영화에는 잔혹한 장면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잔혹하게 느껴졌죠. 토끼의 성하지 않은 몸과 화면 밖에서 들려오는 다른 동물들의 비명소리는 고요한 영상과 대비되어 더욱 마음을 찢어 놓죠. 주인공 토끼는 립스틱이나 탈취제 같은 ‘안전한’ 제품임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 대상으로 살아갑니다. 주인공 외의 토끼들 또한 마찬가지죠.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제품 뒤에 숨겨진 이 생명의 고통은 아무렇지 않은 듯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안전함을 위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있는지, 또 얼마나 희생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3tta73m6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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