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 감독 / 들키지 않을
들키지 않아야 할 어떤 존재들의 이야기.
파란피 인조인간은 참정권을 위해 시위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테러까지 감행했다. 그에 대한 국가의 대응은 파란피 인조인간 폐기작전을 위한 계엄령과 즉시 사살령이었다. 서교는 자신이 파란 피라는 것을 들키지 않아야 했고 담임선생님 태우와 함께 미술실에서 개인교습을 받던 중에 들킬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리곤 인간인 척을 하기 위해 필사적인 연기에 돌입한다.
영화는 정치성향과 연관된 혐오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서로를 혐오하게 하는 것은 사상이나 피가 아니라 선동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짚는다.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는 선동, 무고, 혐오로 점철되어 있었다. 영화를 보며 과거 한국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떠올랐다. 이념과 사상을 이유로 국가적인 폭력을 저질렀던 그 과거가 생각났다. 여전히 흑과 백을 갈라 싸우는 모습이 사라지지 않았으며 영화 속의 배경이 현실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 씁쓸해졌다. 자신의 정체성이나 정치이념이 들키지 않아야 하는 현실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민주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남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상황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이들은 의심받지 않기 위해 의심하고 타인을 몰고가며 목숨을 앗아가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파란피 인조인간의 특징이라고 서술하지만 위기에 내몰린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한 행동이었다. 극도의 혐오와 선동에 몰리게 되면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AI에 대한 무수한 발전이 특징적으로 보였다.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자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어디까지 자유를 허용해야 할까에 대한 내용보다는 사회의 ‘다름’에서 벗어난 이들이 같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타인에게 요구하는 ‘정상’이라는 틀이 서교가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다만, 다양한 메시지를 한정된 상영시간 내에 다 담으려 하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의 배경이나 인물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더 세밀하게 표현했다면 조금 더 흥미로운 주제를 돋보였을 것 같다.
해당 영화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moviebloc.com/detail/ct_11f050a0248b3e6c8890023f85d07bb2/ko
들키지 않을
인조인간 파란 피의 시위로 인해 정부는 비상계엄을 하여 파란 피를 잡아들이던 세상 속, 서교는 자신이 파란 피라는 걸 들키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담임 선생 태우와 함께 미술실에서 개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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