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소설

[책 리뷰] 패밀리 트리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7. 13.
반응형


책 <패밀리 트리>는 오가와 이토 작가의 신작이다. 정말 직관적인 이름의 제목이었고 성장소설이라기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의 내용이었다. "이 소설은 저에게 있어 둘도 없이 소중한 작품입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단단하고 묵직하게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넓게 뻗어나가는 이야기처럼 패밀리 트리도 오래된 뿌리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의 이야기이지만 모두의 이야기가 된 그 여름 어느 가족의 이야기이다.


상세이미지


책 후기


한 사람을 중심으로 조금씩 뻗어나가 어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혼자서는 이루어낼 수 없는 소중함을 점차 깨달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것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그러면서도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후회하고 실패하고 또다시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되어간다. 스쳐 지나갔던 상처를 마주함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이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따뜻한 사랑을 담아냈다.

한적한 마을 호타카에 살고 있는 류는 부모님과 함께 기쿠 할머니의 여관에서 살고 있다. 무료한 시골 생활에서 유일한 활력이 되는 건 여름마다 찾아오는 사촌 릴리였다. 그래서 류는 여름을 항상 기다려왔고 그녀를 남몰래 마음에 품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숨기며 자신의 누나 쏘타코와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낸다. 매해 많은 추억을 공유하는 세 사람은 강아지와 처음 만나게 되고 할머니에게 허락을 맡아 그와 함께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강아지 '바다'는 자신의 모든 것이 되어 어떤 관계에 많은 연결고리가 되었다. 또한 여름만을 기다렸던 류에게 모든 계절의 반짝거림을 알려준 바다는 항상 함께했다. 함께했던 시간은 몇 겹의 추억이 되어 하나의 기억이 되어간다.

여름의 그때를 떠올리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기억들로 가득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하루로만 특정할 수 없는 날들은 차곡차곡 쌓여가 마음속을 채워간다. 자신의 세상을 덮었던 것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나만 사라지면 괜찮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상실감을 느끼게 만들었고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아픔은 더욱 아프게 느껴졌다. 늘 좋아하는 것으로 무언가를 시작했던 류는 그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는 순간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 절망 속에서 릴리를 사랑하는 마음을 깨닫고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인상 깊은 구절

p35 당시 여름만이 내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 가을도, 겨울도, 봄도 아무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그저 여름의 기억만이 태양처럼 환하고 선명하게 빛났다.

P87 일 년 내내 릴리가 찾아올 여름만 기다리던 내게 바다는 모든 계절이 발하는 순간순간의 반짝임을 가르쳐 주었다.

P373 사람은 혼자선 살아갈 수 없구나. 릴리, 너랑 멀어지고 나서 그걸 잘 알았어.
반응형

'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서울 이데아  (0) 2023.07.16
[책 리뷰] 어떤 이름에게  (0) 2023.07.15
[책 리뷰] 호러 만찬회  (0) 2023.07.14
[책 리뷰] 큔, 아름다운 곡선  (0) 2023.07.10
[책 리뷰] 책스터디위드 x  (0) 2023.06.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