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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뷰] 시간이 멈추는 찻집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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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 클룬의 신작 장편 소설 <시간을 멈추는 찻집>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섬세하고 따뜻한 이야기이다. 죽음 이후의 삶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지만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이 아닌 삶의 의미와 소중함에 대한 성찰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만큼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로커스상 판타지 부문 파이널 리스트, 버즈피드 선정 2022년 최고의 책, 뉴욕타임스 USA 투데이 월 리스트 저널 인디펜던트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상세 이미지

 

책 후기

월리스는 효율적으로 일해왔고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이 진행돼야 직성이 풀리는 변호사였다. 실수는 용납할 수 없었으며 효율적인 회사 운영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일을 하다가 죽음을 사무실에서 맞이한 월리스는 장례식에서 눈을 뜬다. 그는 자기 죽음을 인지하기도 전에 장례식에 찾아온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어떤 슬픔을 기대했지만, 장례식에 찾아온 사람은 극소수였으며 그조차도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월리스에게 사신 메이가 다가와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죽음을 눈앞에서 마주했지만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월리스를 이끌고 ‘카론의 나루터’ 찻집에 도착하게 된다.
 
카론의 나루터 찻집은 영혼들이 이승에서의 삶을 마치고 다음 세상으로 건너가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죽은 자들이 문을 무사히 건널 수 있게 돕는 사공 휴고는 사공 휴고는 영혼과 어울리는 차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월리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월리스는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았고 행복했는지를 생각하면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일들이 점차 희미해진다.
 
일로서는 완벽하게 성공한 사람이었지만 주변의 관계를 무의미하다고 여겼던 만큼 형식적인 인간관계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죽음 후에는 잇따른 절망이 그를 뒤덮었지만,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권층으로서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것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미사여구가 다 떨어져 나가니 진정한 자신만이 남아있었다. 그렇게 본연의 모습을 마주하며 죽음 후에도 새로운 시작을 감행한다. 죽고 난 후에 인간다운 면모를 보이는 월리스였다. 사랑도, 우정도, 삶과 죽음도 거쳐 갈 정거장일 뿐이지만 소중한 관계를 ‘함께’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들과 함께할 방법을 모색한다. 과연 월리스는 처음으로 가지게 된 소중한 관계를 지켜낼 수 있을까.
 
죽음은 누구나 겪는 것이며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이따금 삶이 덧없이 느껴지며 하나의 세상이 저물어 사라져 두려움이 느껴지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음을 시사하며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했던 죽음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비록 누구나 그 죽음을 받아들이고 지금 현실에 적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자들의 따뜻함을 마주하게 된다면 죽음 후의 세상이 두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깊은 구절

P97
모든 게 마음 먹기에 따라, 어떤식으로 집중하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p183 
죽음은 최종 마침표가 아니야. 월리스. 한 시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각을 위한 마침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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