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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세이

[책 리뷰] 구로동 헤리티지

by 인생은 하나의 필름과도 같으니.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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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서 저자의 <구로동 헤리티지>는 구로동이라는 한 동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는 책이다. 24년 동안 구로동에 거주하며 이곳의 변화를 지켜봐온 토박이로서 구로동의 역사와 문화, 다양한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그는 구로공단, 구로 디지털 단지, 중국인 밀집 지역 등 구로동의 대표적인 키워드를 통해 바깥에서 바라보는 구로동의 모습과는 다르게 이면을 담아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구로동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목차 

들어가는 말: 나는 내일 어제의 구로를 만난다

1부 24년 토박이의 구로를 잘 안다는 착각
하마터면 디지털동이 될 뻔한 사연
당신의 동네는 어디부터 어디까지입니까
10년이면 강산도, 영화제도 변한다
신도림을 녹색으로 물들인 성 패트릭 씨
구치소가 떠난 자리에서 마천루를 만나다
구로구청이 기억하는 1987년의 그날

2부 공단과 구디에서 일하고 살아가고
미싱(mishin)과 미싱(missing)의 시대
재봉틀과 키보드의 도시
6411, 길을 만든 건 언제나 노동자였다
그 많던 순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코로나 시대의 콜센터에서 살아남기
메이드 인 구로공단과 변방의 문제들

3부 회색 도시를 넘어 모자이크 도시로
마라탕, 고향의 맛 유행의 맛
중국에 가지 않아도 본토 요리를 즐기는 방법
Blood Sibling, 피를 나눈 것처럼 연대하기
K-콘텐츠가 주입하는 일그러진 구로동
차별과 혐오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리세요

나가는 말: 지금, 여기, 구로동

 

상세 이미지

 

책 후기



크게 1부 2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구로동에서 살아가는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 2부에서는 구로동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과거에 일했던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일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3부에서는 이방인과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보면서 구로동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사람들도 스며들 수 있을 정도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구로동의 생생한 모습이 담겼다. 책은  특히 구로동이라는 지역을 단순히 산업화와 도시화의 상징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 깊다. 구로동이 변화의 과정에서 거듭 발전한 다양한 사람들의 삶터이자 일터였음을 강조한다.

구로는 오래된 도시이다. 그래서 때론 그늘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활기찬 이 동네에는 쉼 없는 변화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구로동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여러 가지 이미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는 구로 공단, 누군가에게는 디지털 단지, 또 누군가에게는 중국인 밀집 지역으로 보였다. 그래서 전과는 다르게 치안이 좋지 않은 곳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24년간 구로에 터전을 잡은 저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내는 간편한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구로 공단의 옛 모습과 구로디지털단지의 새로운 모습, 중국인 거리의 활기찬 모습을 묘사하면서 구로동이 가진 독특한 정체성을 드러낸다. 또한 구로동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조명한다. IT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 이주민의 차별과 소외, 지역 쇠퇴로 인한 주민들의 삶의 위협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구로동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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