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젊은 근희의 행진>은 이서수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시대의 초상을 드러내어 그 반짝이는 순간을 조명하여 등장인물의 삶이 실제 우리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안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에 함께 행진하고 싶어진다. 거울과 같은 책은 꿋꿋한 마음으로 행진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었다. 제14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단편소설 〈젊은 근희의 행진〉이 수록되어 있어 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목차
미조의 시대
엉킨 소매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
젊은 근희의 행진
연희동의 밤
나의 방광 나의 지구
재활하고 사랑하는
그는 매미를 먹었다
현서의 그림자
구제, 빈티지 혹은 구원
지나친 압박감은 사실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청년의 모습이 아니라 청년의 시선에서 바라본 청년의 모습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한세대를 간단한 알파벳으로 묶어 간단하게 정의 내리려 하는 게 사실이다. 사회의 갈등 요소와 여러 가지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지만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갈등만을 유발한다. 갈등만큼 또 쉬운 것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에 흔들리다 보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무것도 잡을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젊은 근희의 행진은 꼭 필요하다. 수많은 고민이 모여 자신의 삶의 형태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버거운 지금 기본적인 것조차 사치인 이들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도 함께 행진한다. 누군가에겐 그저 한탄에 불과한 어리광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때 겪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이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다. 불안정성으로 가득한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행진이 참으로 인상 깊다. 지금의 사회가 서로의 고통을 외면했다면 우리들만큼은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힘들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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