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애 작가의 <달콤한 픽션>은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제목처럼 책의 전개는 달콤한 픽션으로 가득할까. 보통의 것으로는 끝나지 않을 사회의 단면을 책에 녹여내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낯설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단편 소설만의 강렬함과 하나의 주제 의식을 관통하고 있는 소설들을 만나볼 시간이다.
목차
선인장 화분 죽이기
팩토리 걸
달콤한 픽션
패밀리마트
소설가 중섭의 하루
러브 앤 캐시
달용이의 외출
까마귀 소년
해설
시대 유감
―허희(문학평론가)
추천사
작가의 말
책 후기
어쩌면 삶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발버둥일지도 모른다.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우리의 모습이 책 곳곳에서 보인다.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하는지, 일을 하기 위해 살아가는지 모를 정도로 희미해진 어떤 삶까지 비추며 삶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달곰씁쓸한 맛으로 가득한 이 삶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은 멀고도 험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는 저마다의 삶이 달콤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누군가를 밀어내고 자신이 살기 위해 올라서더라도 그저 삶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마치 SNS에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행복한 모습만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긍정적인 감정만을 바란 적이 있었다. 여러 감정을 거치고 삶을 살아가다 느끼는 행복한 감정들이 더욱 달콤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달콤함이 씁쓸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결코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한가지 감정만 존재한다면 느끼지 못할 이 달콤 씁쓸함은 결코 픽션의 형태로 끝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무의미해 보였던 삶이 달콤함이라는 그 단어 하나만으로 활기를 되찾는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라 할지라도 그 순간의 달콤함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아마 책 속의 주인공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어둠에 잠식될 것 같은 단편은 끝이 맺혀지지 않아서인지 더욱 늪에 빠진 것만 같았다. 그들의 하루지만 마치 나의 하루가 계속 반복되며 끝나지 않는 것처럼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든다. 지금 보기엔 조금 버거웠던 것도 같다. 가끔은 달콤함이 다 가버리기 전에 조금 더 나아질 우리의 삶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이야기로 채워가고 괜찮지 않을까. 때론, 힘듦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결말이 해피 엔딩이길 바라는 그 말처럼 8개의 단편에도 행복한 결말이 찾아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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