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이야기이자 모두의 이야기가 되는 책<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은 장 아미 작가의 판타지 소설이다. 서툰 감정을 톡하고 건드리는 섬세한 문장을 통해 책 속에 감춰진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때론, 어려운 문체보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소설이 더 짙은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 자연스럽게 차오르는 감정을 통해 이 세계에 스며들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몰입감이 상당하다.
목차
1장
1. 나무에 빈 소원 _11
2. 새를 좋아해? _29
3. 기억 속의 여자아이 _58
2장
1. 여기로 온 이유 _89
2. 새가 된다면 _115
3. 용기를 내어 한 말 _120
4. 붉은 새의 노래 _137
3장
1. 다 함께 수수께끼 풀기 _145
2. 쏟아지는 빛줄기 속에서 _170
3. 소녀들, 그리고 그 곁의 소년 _186
발문|현실과 환상 그리고 존재들 김이삭(소설가) _193
작가의 말 _205
상세 이미지
책 리뷰
어느 날, 소년을 좋아하는 소녀가 소원을 빈다. 마음을 꼭꼭 담아 벌어낸 소원은 작지만,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다. 모든 것이 연결된 하나의 결과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분명 존재하지만, 그 이름과는 달랐던 형태를 따라 심연으로 파고드는 아이들은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셋으로 뭉쳐 다시 하나가 되어간다. 그저 상징의 의미가 되었던 소원은 무사하게 지나갈 수 있는 계절이 되어 사소했던 모든 것을 절대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 간다.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잔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용기를 냄으로써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의미를, 누군가에겐 존재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어떤 시간으로 응집되어 있었다. 혼자만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함께 헤쳐 나가며 ‘우리’라는 단어를 되새긴다. 그리고 아이들은 각자의 다짐을 통해서 용기를 내고 모든 것을 잃을 용기로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되찾을 수 있게 되는 결과를 맞이한다. 현실에서는 용기를 낸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은 결과를 맺는 건 아니지만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고 끝맺음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별과 새와 소년은 하나로 연결된 마음이었으며 마음 한구석에 내려앉는다.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 다루어지지 않아서 다소 아쉽게 느껴졌지만 소설 자체가 청소년 소설이기 때문에 ‘성장’에 초점을 맞췄던 것 같다. 어떤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듣고 싶었지만, 내용 자체의 한계 특성상 다루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서로의 안의 기억을 찾는 과정이 어떤 존재가 기억의 흔적을 담고 있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내 주변에도 누가 지키고 있을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잊지 않고 잃지 않기 위한 마음이 주는 어떤 영향은 거대하고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그렇게 믿게 된다.
인상 깊은 문장
P107 소녀들이 묶어놓은 리본들은 하나둘 떨어지는 잎들을 대신해 나무를 지켜주었다. 바람에 맞서 더불어 반짝이며 온기를 보태주었다. 그 리본들은 각기 다른 소원을 담고 있었지만 비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 기원하는 마음이란 그랬다. 빛이자 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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