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그랜 작가의 장편소설 <플라워 문>은 10월 19일 개봉 예정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킬링 오브 플라워 문>의 원작 소설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인 오세이지 족 연쇄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미국인의 의식에서 삭제된 악의 역사를 다시 일깨워 준다.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을 재조명하여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책의 원제는 KILLERS OF THE FLOWER MOON이다.
목차
연대기 1: 표적이 된 여자
1장 실종
2장 신의 부름인가, 사람의 짓인가?
3장 오세이지 힐스의 왕
4장 지하 보호구역
5장 악마의 사도들
6장 백만 달러 느릅나무
7장 이 어둠이라는 것
연대기 2: 현대적인 수사관
8장 헤프고 방종한
9장 비밀요원 카우보이
10장 불가능을 제거하라
11장 제3의 남자
12장 거울의 황야
13장 사형집행인의 아들
14장 죽음 앞에서 남긴 말
15장 숨겨진 얼굴
16장 수사국의 발전을 위하여
17장 권총 빨리 뽑기 기술자, 살인 청부업자, 수프맨
18장 최고의 게임
19장 일족의 배신자
20장 맹세코!
21장 온실
연대기 3: 기자
22장 유령의 땅
23장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
24장 두 세계에서
25장 사라진 원고
26장 피가 부르짖는다
감사의 말
자료에 대해서
문서보관소 소장자료와 미간행 자료
주
참고문헌
도판출처
상세 이미지
책 후기
책 <플라워 문>은 끔찍한 착취의 기록이다. 오세이지 족은 살고 있던 곳에서 쫓겨나 새로운 정착지에 도달하게 된다. 그 곳에는 석유가 매장되어 있었고 오세이지 족은 그로 인해 부유해진다. 토지를 구매해 정착했던 터라 쉽게 그들에게 땅 분할을 요구할 수 없었던 미국 정부는 다른 것을 이용하여 그들을 통제하려 한다. 백인의 언어, 생활, 문화를 비롯한 것들을 따라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만들었다. 또한 후견인 제도를 통해 그들의 무지함을 강조하고 그들의 마음대로 돈을 쓸 수 없는 제도를 만들어 그들을 견제했다.
토지의 석유 개발권으로 인해 부유했던 오세이지 인디언들은 백인들과 그를 부추기는 언론에 의해 질투를 한 몸에 받아야 했다. 백인 우월주의에 빠져있던 백인들의 질투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며 그 강도는 점차 심해져 살인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오세이지 족 인디언들은 5월을 꽃을 죽이는 달의 시기라고 부른다. 마치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그때처럼 그들에게도 잔혹한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석유는 저주의 축제와 같은 것이었을까. 억제 봉쇄 그리고 동화 강요는 모든 일에 있어서 발화점이 된 정책이나 다름없었다. 인디언들을 같은 국민의 시선이 아닌 야만인으로 보는 태도는 정부로서 적합한 행위가 아니었다. 진짜 야만인은 누구인가.
잇따른 살인 사건에도 추측만이 난무하고 사건에는 진척이 없었다. 어쩌면 의도적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연한 죽음은 계속됐다. 그렇게 FBI의 전신인 연방국에서 수사를 시작하며 톰 화이트를 중심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 살인의 기록에도 객관적인 증거를 발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연결고리 뿐만 아니라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간다. 불확실한 사실을 솎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첩자를 적발하고 증거를 찾아내며 사건의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여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오세이지 족에게 닥친 비극은 어떤 방법으로도 그들의 고통을 달래줄 수 없었다.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찢어지게 하는 건 전통을 지킬 수 없는 현실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죽음이었다.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이들은 사건이 해결되길 바라면서도 자신에게도 닥치는 죽음의 그림자로 인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된다. 가족을 잃게 되며 느끼게 되는 상실감은 나도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로 번지며 그들의 목소리는 점차 미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나의 소중한 가족들의 목숨을 앗아간 그 범인을 끊임없이 추적한다. 범인이 밝혀지며 내면의 상처는 도드라졌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보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리잡는다. 상처 입은 그들의 마음을 어떤 말로도 위로할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좋은 곳에 도달했길 바랄 뿐이다.
힘들게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을 이룬 역사를 가진 이들에게도 욕망은 이길 수 없는 존재인가 보다. 끊임없는 죽음과 당연시해지는 착취는 그칠 줄을 몰랐다. 평화를 위한 배려를 당연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끝없는 욕심으로 이들을 지배하려 한다. 부패는 당연했고 신뢰는 땅을 쳤으며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 계속된 죽음으로 인한 공포는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었으며 계속해서 공포에 떨어야 했던 이들은 죽음과 가까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가족을 잃었고 나 자신조차 지킬 수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는 끝을 맺지 못한 채, 계속되고 있었다. 무사히 해결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밝혀지지 못한 억울한 죽음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그래서인지 몇백 년이 지났음에도 책에서는 그 사건에 대해 현대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바라보는 노력을 지속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제도가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의심하며 잘 감시해야 한다. 믿고 맡기기만 하면 금방 부패하고 그 권력을 이용하는 '틈'을 주게 된다. 이 사건이 미제로 남아 있었다면 과연 미국은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미국은 진실과 정의를 쫓던 사람들의 노력으로 일궈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은 독립한 후 오랫동안 경찰국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이 시민들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쓰일지 모른다는 미국 사회 초반의 분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점점 산업 도시로 성장하면서 도시 폭동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경찰국이 생겼다. 국가에 대한 두려움보다 위험한 계층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족한 수사력으로 사회적 불안감은 커지고 있었다. 이 사건은 FBI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 준 사건이기도 했다.
소설이라고 했지만, 논픽션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였고 상당히 이야기의 전개를 흥미롭게 진행한다. 조사를 많이 한 것 같고 그 부분을 잘 나열하면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부분을 잘 풀어간 것 같다. 책이 꽤나 두꺼워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영화를 보기 전에 내용을 다 알고 가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지만 영화와 소설의 재미는 또 제각기 다른 매력을 주기 때문에 소설을 먼저 보게 되었다. 그리고 워낙 소설이 재미있기 때문에 영화와 비교하며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았다. 소설을 다 본 지금, 영화는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해졌다. 제76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대되어 9분 간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그의 페르소나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온다는 소식에 더욱 기대가 됐다.
해당 영화의 리뷰는 아래에 링크를 걸어두었다.
https://brunch.co.kr/@mindirrle/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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